|기획취재| 기후위기 시대 소각 후 매립이 답이다 ③
빈, 에너지 소각장 열 활용해 33만 가구에 난방 공급
"빈 난방 네트워크, 기후위기 지구에 효율적 해결책"
빈, 폐기물 매립지 공간 부족으로 소각 활용 고민
빈, 올해부터 생활 폐기물 종류 4개로 간소화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까지 사용키로 했다. 사용 연한이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수도권은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해법은 쉽사리 나오지 않고 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난지도와 인천 서구 매립지 모습이 재현 될 수밖에 없는 매립지를 유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2021년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고시하며,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키로 했다. 2026년부터 수도권 지자체는 광역소각장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이를 활용해 폐기물을 소각 후 매립한다면, 매립지 주변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가 줄어든다. 또한 현재 매립하는 폐기물의 100분의 1규모로 매립이 가능하다. 매립지 면적도 감소한다.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 매립지에선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메탄이 발생한다. 광역소각장을 두고 탄소 배출을 지적하는데 최근 기술은 대기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한 기준보다 오염물질을 잘 걸러낸다.

사람은 폐기물을 배출하고 살 수 밖에 없다. 적게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배출 후 처리 방식을 고려할 때 기후위기 시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은 소각 후 매립이다. <기자말>

”폐기물을 이용해 전기공급에 냉·난방까지“

오스트리아 빈(Viena)엔 슈피텔라우 소각장 등 소각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소각장은 소각장 기능을 넘어 발전소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 소각장은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주변 가구에 난방을 공급하고, 열이 만들어내는 증기로 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빈시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빈은 지역 난방 체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역 난방 네트워크 총 길이만 1100km가 넘는다. 슈피텔라우 소각장 등을 운영하는 빈 에너지는 아파트 약 33만개 이상에 지역 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빈 슈피텔라우 소각장의 난방 네트워크. 
빈 슈피텔라우 소각장의 난방 네트워크. 

빈은 2009년부터 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매립할 수 없게 했다. 어차피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을 소각해 난방과 전기를 공급하며, 탄소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있는 셈이다.

빈에너지(Wien Energie GmbH)의 대표 크리스티네 벤츨(Christine Wenzl)은 “빈은 난방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며 “열 공급은 단일 공급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열 생산자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열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의 난방 네트워크는 도시 전체를 위한 매우 유연하고 필요한 정책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빈은 난방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냉방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병원 등 일부 공공기관에만 공급하던 냉방을 개인 가구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빈의 냉난방 네트워크 설명도. 
빈의 냉난방 네트워크 설명도. 

벤츨 대표는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우리는 이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폐기물을 활용해 난방과 냉방,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지구 전체를 위한 흥미로운 계획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묻을 공간이 부족해 소각을 생각해냈다”

인천 서구엔 지난 1992년부터 인천, 서울, 경기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있다. 2025년까지 사용키로 한 현재 수도권매립지 면적은 1097만㎡(약 332만평)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시민 약 2800만명이 발생시키는 폐기물을 직매립 처리하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 쓰레기 매립지이다.

빈도 60년 전엔 폐기물을 직매립했다. 빈의 면적은 4146만㎡으로 서울시의 면적 6050만㎡보다 약간 작다. 매립할 공간 부족으로 빈은 소각을 고민했다.

빈에너지(Wien Energie GmbH)의 대표 크리스티네 벤츨(Christine Wenzl). (사진제공 빈 에너지)
빈에너지(Wien Energie GmbH)의 대표 크리스티네 벤츨(Christine Wenzl). (사진제공 빈 에너지)

벤츨 대표는 “‘쓰레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큰 고민이었다. 결론은 ‘빈에 공간이 없으니 태워버리자’ 였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사람들은 폐기물 소각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그들은 폐기물을 단순히 태우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 소각으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지역 난방 같은 유용한 것을 만드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도 분명히 할 수 있다. 빈의 경우 인구 200만명이 버리는 폐기물 때문에 소각을 고민했다”고 한 뒤,  “인천의 매립지는 한국의 수도권 2800만명이 버리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분명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고 강조했다.

벤츨 대표는 “인천 등 폐기물 소각을 고민하는 모든 지방정부에게 슈피텔라우가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빈 슈피텔라우 소각장 소각 시스템. 
빈 슈피텔라우 소각장 소각 시스템. 

“소각해야 버리기 편해진다”

빈의 생활폐기물은 4종류이다. 음식물쓰레기, 일반쓰레기, 종이, 플라스틱·금속 등이다. 작년까지 플라스틱과 금속은 별도로 분리수거를 했지만, 올해부터 통합해 한 곳에 버리면 된다.

이 체계는 빈 곳곳을 돌아다니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폐기물 용기의 색으로 버리는 폐기물을 구분할 수 있다.

빈 라우터벡 매립지. (사진제공 빈시)
빈 라우터벡 매립지. (사진제공 빈시)

빈시 관계자는 “비엔나엔 폐기물 용기만 약 23만개가 넘는다. 가정용 폐기물은 매년 약 50만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의 가정용 폐기물 용기는 120~2200리터 규모이다. 요구 사항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에서 여섯 번, 개별적 요청이 있는 경우 하루에 두 번 비우기도 한다”며 “이에 대한 별도 요금을 세금처럼 부과하며, 부피가 크지 않은 모든 폐기물을 수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은 폐기물은 린터 공장으로 이동한다. 이 곳에서 매년 폐기물 28만톤 이상을 분류, 처리 또는 임시 저장한다. 이곳을 거쳐 소각장으로 향한다. 소각이 끝난 폐기물은 라우터벡 매립지에 매립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각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편하게 버릴 수 있고, 폐기물 처리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획연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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