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퀴어문화축제 부평에서 성공적 개최
주한독일·네덜란드·아일랜드대사관 관계자 참여

인천투데이=김현철·박규호 기자│“차별과 배제의 행정을 넘어 인천 부평에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가 폈다.”

박명숙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활동가는 9일 열린 6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차별을 넘어 퀴어해(海) 무지개 인천’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9일 주한독일·네덜란드·아일랜드대사관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9일 주한독일·네덜란드·아일랜드대사관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이번 축제 주제는 ‘차별을 넘어 퀴어해(海), 무지개 인천이다. 인천여성영화제에서 보여준 인천시의 성소수자 영화 사전 검열과 국내 곳곳에서 나타나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차별 행정에 맞서 바다를 품은 인천을 모든 소수자가 함께하는 평등한 도시로 만들자는 의미다.

인천퀴어문화축제 개회식엔 ▲이혜연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 위원장 ▲박명숙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활동가 ▲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 ▲조정일 성소수자부모모임 활동가가 참석해 발언했다.

이혜연 인천퀴어문화축제 공동위원장은 9일 오후 2시 부평역 앞에서 “‘차별을 넘어 퀴어해(海) 무지개 인천’ 2023년 인천퀴어문화축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혜연 위원장은 “올해 6년 째 인천에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한다”며 “인천에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매번 다사다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축제 역시 개최하기 전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축제에 참가한 모든 분이 행복하게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즐거움과 행복이 부평을 넘어 인천에, 인천을 넘어 국내 곳곳에 퍼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은 “햇빛이 뜨겁지만 평등과 차별을 없애기 위한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의 웃음과 희망을 막지 못한다”며 “지금 여기에 참여 하고 있는 사람들의 힘으로 차별을 업애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명, 한 명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즐겁게 싸워가자”며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모든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명숙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활동가는 “인천 부평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웠다”며 “차별과 배제의 행정이 서울과 대구, 그리고 인천에서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과 배제의 행정에 행동을 멈추지 않고 서로 단단하게 연결 돼 차별과 혐오의 벽을 넘어갈 것”이라며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은 “이번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부평구는 조직위에 거짓말을 진행하고 있고, 차별 행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앞서 인천시는 인천여성영화제에 퀴어 영화 상영을 검열하는 등 행정에 차별을 뒀다”며 “공권력은 여전히 행정에서 혐오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등과 존엄을 향한 우리의 행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참가자들이) 환대와 사랑으로 이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정일 성소수자부모모임 관계자는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보러 나왔는데 혐오 세력이 혐오와 차별을 아주 강하게 보이고 있다”며 “혐오와 차별이 있어도 보란 듯이 멋진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분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차별과 혐오 넘어 성소수자 인권 위해 세계 곳곳에서 연대”

2023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단체 깃발이 행진하고 있다. 
2023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단체 깃발이 행진하고 있다. 

이어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번 인천퀴어문화축제엔 ▲다비드 비가 주한독일대사관 일등 서기관 ▲톰 코픈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정치 부문 서기관 ▲알란 맥그리비 주한아일랜드대사관 부대사가 참석했다.

다비드 비가 서기관은 “오늘 이 자리에 독일을 대표에서 발언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성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과 증오가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여러분이 모여 아름다운 축제를 만들었다는 것에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일상이나 퀴어문화축제에서 힘차게 즐기는 여러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양성은 사회를 보다 자유롭고 다양하게 만든다”며 “다양성은 포용으로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톰 코큰 서기관은 “네덜란드 정부와 대사관을 대표해 여러분의 온전한 모습 그대로를 응원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사회 곳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네덜란드 대사관은 한국 어디에서든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면 참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천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한 조직위에 감사와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알란 맥그래디 부대사는 “어릴적만 해도 아일랜드는 성소수자를 범법적 존재로 규정했다”며 “하지만 여러 변화 끝에 세계 최초로 국민투표를 거쳐 동성애를 법제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일랜드 정부화 사회는 꾸준하게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성소수자 평등권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누가 교회에 차별할 권한을 줬는가"

이어 발언한 기독교대한감리교회 소속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는 누가 교회에 차별할 권한을 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열린 제5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진행했다가 현재 2년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다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누가 교회에 차별할 권한을 줬는지 묻고 싶다"며 "이 문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혼자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바꿀 것이다. 많은 분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모두의 사랑이 부딪힘 없이 곧게 나아가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함께하겠다"며 "행복하고 즐거운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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