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금리인상·원자재상승·높은 임대료... 아무도 응찰 안 해
인천항만공사, 공모안 정비해 올해 안으로 3차 공모 실시 예정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인천항만공사가 실시한 인천신항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재공모 입찰이 예상했던 대로 유찰됐다. 재공모 마감 결과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인천항만공산는 지난달 18일 1차 공모가 유찰되자 재공고를 하고 8월 7일까지 2차 공모를 진행했으나 또 유찰 됐다. 이는 이미 예상된 결과라는 게 항만업계의 중론이다.

인천항만공사는 2027년 개장을 목표로 1-2단계 컨테이너부두 하부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는 공모로 컨테이너터미널 상부를 공사하고 운영할 부두운영사를 공모했지만, 두 번 모두 유찰됐다.

항만업계에선 기존 컨테이너터미널부두에 비해 임차료가 턱없이 높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의 임대료는 연간 420억원으로 바로 인접한 1-1단계 부두의 임대료 100억원 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아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러-우 전쟁 지속과 미중 패권 갈등, 금리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비싼 임대료 책정으로 재공모 또한 유찰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 재공모는 유찰됐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사업대상구역.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사업대상구역.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는 안벽과 장치장, 이송작업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하역 장비를 도입하는 인천항 최초 완전 자동화부두 조성된다. 개장시 A·B 구역으로 나눠 순차 개발한다. 공사는 A·B구역을 모두 운영하는 조건으로 운영사를 공모했는데 무산됐다.

현재 공사는 202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인천신항 1-2단계 A구역(4000TEU급 3선석 1050m) 하부공사를 진행 중이며, 공정률은 약 50%다. 개장 시 연간 물동량 138만TEU를 처리할 수 있다.

하부 공사 준공 후 상부공사 중 토목·전기 분야는 인천항만공사가 맡으며, 상부공사 중 건축과 하역장비는 공모로 선정한 부두운영사가 맡게 해 2027년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공모 무산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B구역(4000TEU급 1선석 350m) 개발 시기는 더 알 수 없게 됐다.

인천항만공사는 유찰된 원인을 분석하고 기존 컨테이너터미널 부두운영사와 해운선사 등 항만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으로 다시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과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에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고 공모에 참여할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다. 임대료 산정에 큰 변화가 없으면 3차 공모 역시 낙찰이 불투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만업계에선 1-2단계 컨테이너부두 임대료가 A구역 기준 연간 약 420억원으로 기존보다 다소 높게 책정돼 입찰에 참가한 업체가 전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사가 1차 공모를 하기 전 인천남항에서 컨테이너부두를 운영하는 E1과 PSA가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응모할 거란 관측이 나왔었다. E1은 E1컨테이너터미널(E1CT), 싱가포르 기업인 PSA는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을 운영하고 있는데, 1-2단계로 이전한다는 구상이었다.

아울러 1-1단계에서 컨테이너부두를 운영 중인 한진(HJCT)과 선광(SNCT)도 새로 구성될 1-2단계 부두운영사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둘 다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얘기한대로 높은 임대료 책정에 따른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인천신항 1-1단계(1600m) 한진과 선광 컨테이너부두 임대료는 800m 길이에 약 100~12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1-2단계 부두의 임대료기 기존 1-1단계보다 1.5배는 비싸다는 의견이 팽배한 가운데 공사가 3차 공모를 어떻게 변경해 실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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