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영 시의원, 쪽지예산 편성 과도한 ‘지역구 챙기기’
인천경제청→중구→영종1동 사업비 돌리기 애물단지
4월부터 민간 맥주축제 기획...특정단체 지원하는 꼴
“막걸리축제도 바꿨는데 도심 술판 웬말” 반응 냉랭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국민의힘 신성영(중구2) 인천시의원이 쪽지예산으로 급조해 편성한 영종맥주축제 사업비 2000만원 집행을 두고 인천 중구도 난감한 모습이다.

자체 행사를 추진하기엔 예산규모가 적어 결국 민간단체의 행사에 중구가 들러리서는 것밖에 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종맥주축제 포스터. 주최와 주관을 찾아볼 수 없다.
영종맥주축제 포스터. 주최와 주관을 찾아볼 수 없다.

28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인천 중구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영종맥주축제 예산 2000만원을 교부받았다.

해당 예산은 지난달 17일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023년 인천시 1차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할 때 계수조정 과정에서 갑자기 생긴 예산이다.

당시 신성영 시의원은 영종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 확대지정과 개발계획 수립용역비 30억원을 비롯해 영종맥주축제 2000만원, 영종 어린이 그림대회 5000만원 등 30억7000만원을 인천경제청 예산안에 쪽지예산으로 반영했다.

이에 예산 편성권도 없는 시의원이 무리하게 월권을 행사해 현실성 없는 예산을 30억원이나 본인 지역구에 챙겼다는 비판이 컸다.

ㆍ[관련기사] 인천시의회, 전세사기 대책 ‘팔짱’ 영종도 시의원 쪽지예산 30억 ‘뚝딱’

국민의힘 신성영(40) 인천시의원 당선인.
국민의힘 신성영(40) 인천시의원 당선인.

이후 인천경제청은 영종맥주축제 예산을 중구에 교부했다. 하지만, 중구는 갑작스레 생긴 예산이 오히려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2000만원으로 자체 축제를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이 인천중구문화재단에 위탁해 지난해부터 진행하는 영종 세계전통음식축제의 경우 예산 2억5000만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10월 개최 예정인데 배정된 예산은 2억8000만원이다. 이에 비해 맥주축제 예산은 10분의 1도 안 된다.

중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계획도 없던 축제예산이 금액도 적게 잡혀 난감하다. 기존에 민간단체가 추진하려 했던 맥주축제와 연계해 행사를 기획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중구가 직접 운영하기에도 애매한 예산이라 영종1동 행정복지센터에 재배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막걸리축제도 주민 반대로 음식축제로 바뀌어...주민반응 냉랭 

한편, 영종국제도시 일부 주민들로 구성된 비영리민간단체 하늘도시축제위원회는 오는 8월 11~14일 영종1동 송산공원에서 영종맥주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영종1동 주민자치위원장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행사는 올해 초부터 이미 계획돼 있었다. 중구 기반시설과는 지난 4월 26일 이 단체가 축제진행을 위해 요청한 송산공원 일대 도로점용 신청을 허가했다.

결국 이미 기획된 민간단체 행사에 시의원이 20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쪽지예산을 편성한 꼴이 된 셈이다.

맥주축제에 대한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의 반응도 달갑지만은 않다. 학생과 어린이들이 많은 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술판을 연다는 이유다. 지난해 열린 세계전통음식축제도 주민반대로 인해 당초 계획한 막걸리축제를 대체해 마련된 행사였다.

하늘도시축제위원회 위원장 A씨는 “영종국제도시에 제대로 된 행사가 없다. 쪽지예산이라 할지라도 소상공인과 관광객을 영종도에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준비한 축제에 지역구 시의원이 도움을 주는 게 큰 문제가 되느냐”며 “행사 수익금 일부는 파독 광부·간호사들을 위한 기념관 건립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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