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지원금 120억→180억 추진...정부·인천시에 건의
인천해수청, 과당경쟁·수익악화 우려 신규선사 공모 머뭇
H해운 면허반납 구두약속 진척 없어...운항 공백 현실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는 대형 카페리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071톤)가 오는 5월 선령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항로에 신규선박을 투입할 선사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운항 공백으로 섬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옹진군은 선사 유치를 위해 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운영 선사인 에이치(H)해운이 여객운수사업 면허를 반납하는 게 관건이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31일 옹진군은 인천~백령 항로에 2400톤급 이상의 대형여객선을 투입하는 선사에 지원금을 기존 10년간 12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확대할 수 있게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지원금 120억원으로는 해운시장에서 선사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꺼려한다는 게 옹진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옹진군은 지난 2021년부터 ‘인천~백령 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을 공고했다. 이 항로를 운영 중인 에이치해운이 다시 사업자로 선정돼 신규 건조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자금난으로 지난해 8월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옹진군은 당초 지원 대상을 신규 건조 여객선으로 한정한 규정을 바꿔 중고선박까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에이치해운이 사업을 수행하지 못한 탓에 선령이 만료되는 오는 올해 5월까지 선박을 새로 건조하기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해 12월 5차 공고까지 내며 신규 선사를 모집했지만, 아직까지 응모한 업체는 전혀 없다.

지원금 추가 확대 옹진군 재정 부담... 정부·인천시 지원 필요

이에 옹진군은 국비와 시비를 확보해 선사 지원금을 기존 120억원에서 18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인천시 등에 지원을 계속 건의 중이다. 현재는 옹진군 자체예산으로만 12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조례로 지원금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을 얻어내더라도, 에이치해운이 기존 여객사업 면허를 반납하는 게 관건이다.

인천해수청은 에이치해운이 소유한 면허가 재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섣불리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천~백령 항로 운항이 허가된 여객선이 현재 3척이라 추가로 면허를 발급할 경우 선사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인천~백령을 오가는 여객선은 하모니플라워호를 비롯해 코리아프라이드호(1600톤)와 코리아프린세스호(534톤)이다.

하모니플라워호 3월까지 이미 휴항... 운항공백 현실로

에이치해운이 대체 카페리여객선 투입에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옹진군은 지난해 말 “에이치해운이 면허 반납을 구두로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후 진척된 사항은 없기 때문이다.

에이치해운이 면허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결국 인천해수청은 신규 여객선사를 모집하기 어렵다.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이후 인천~백령 항로에서 유일한 카페리여객선은 사라지게 된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이미 오는 3월까지 휴항 중이라 주민들은 12시간 넘게 걸리는 화물선을 이용해 대량화물과 차량을 옮기고 있다. 운항 공백에 따른 피해를 이미 겪고 있는 셈이다.

옹진군 도서교통과 관계자는 “군 차원에서도 에이치해운에 면허 반납을 요구하고 있다. 면허가 반납되면, 인천해수청에 신규 면허발급 공모를 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까지 늘려 신규 선사가 지원사업에 응모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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