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 공립소학교 3.1만세운동 발상지
시민모임 "역사의식 결여 개발 우선주의"
일각서 “미이전시 오히려 학교 폐교 우려”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동구가 관내 중학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창영초교를 다른 데로 이전하고 신설 여자중학교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자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시 창영초 이전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은 입장문을 내고 "인천 최초 공립소학교이자 인천 3.1만세운동 발상지인 창영초교 이전에 반대한다"며 인천시교육청에 이전계획 철회를 촉구한다고 25일 밝혔다.

인천 창영초등학교 구교사 전경 (사진제공 창영초)
인천 창영초등학교 구교사 전경 (사진제공 창영초)

시민모임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인천창영초총동창회‧생명평화포럼 등 시민사회단체 30여개와 지역주민 130여명이 참여해 구성했다.

현재 창영초교는 조선이 1896년 갑오개혁 이후 설립한 최초의 인천부공립소학교를 계승한 학교로 추정되는 학교이다.

조선은 갑오개혁 이후 조정에 학부를 설치한 뒤 ‘소학교령’를 반포하고, 한성부와 인천부, 강화부, 부평부 등에 공립소학교를 설립했다. 인천엔 1896년 2월 ‘인천부공립소학교’가 개교했고, 개교 당시 학교는 현재 인천향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인천부공립소학교는 일제가 조선을 병합한 뒤, 일제 통감부가 ‘보통학교령(1906년)’을 발표하면서 인천공립보통학교로 이름을 바꿔 다시 개교했다. 인천항교에 있던 인천부공립소학교가 어떤 연유로 언제 이전했는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여튼 조선이 설립한 인천공립소학교는 인천공립보통학교로 바뀌어 1907년 현재 창영초교 터에 개교했다. 인천시교육청과 창영초교는 보통학교로 이름이 바뀐 1907년을 개교연도로 삼고 있다.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일제 강점기 3.1독립운동의 발상지였다. 1919년 3월 1일 인천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은 격문을 뿌리고 만세를 외치며 인천 시내로 나가 파업‧동맹철시‧일제 통신선 파괴 등으로 3.1운동을 선도했다. 현재 창영초교 교정에 인천 3.1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성명서에서 시민모임은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인천 교육의 산실이자 인천정신의 원천이다”며 “고고미술사학자 고유섭, 대법원장 조진만, 서울대 총장 신태환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교육청은 2014년 박문여자중학교를 송도로 이전해놓고, 이젠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 최초 공립학교인 창영초교를 재개발 지역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여중학교를 신설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역사의식이 결여된 개발 우선주의 행정이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창영초를 이전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학생수 감소로 폐교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영초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전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창영초 인근엔 금송지구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 조합은 재개발구역 내 학교 용지에 초등학교를 건립하기 위해 입주자들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걷었다. 도시계획상 해당 학교 용지엔 초등학교만 들어설 수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창영초를 금송지구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 이전이 무산될 경우 해당 지역에 초등학교가 추가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를 두고 창영초 운영위원은 “재개발구역 내에 들어설 다른 초등학교는 창영초와 학군이 겹친다. 어떤 학부모가 집 앞 학교를 두고, 거리가 떨어진 곳으로 등교를 시키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창영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전을 전제로 창영초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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