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국립대병원 예산 통과... 타당성 확보 관건
청라의료타운·배곧서울대병원 등 의료지역 중복
중구, 특수병원 선회 검토... 감염병병원까지 포석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중구가 인천제2의료원을 영종국제도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특수목적 공공종합병원 설립이 대안으로 부각했다.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만큼 항공분야 전문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향후 감염병전문병원 지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료원이 운영 중인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이 운영 중인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 중구는 13일 인천제2의료원 유치 무산에 따른 대안으로 종합병원이 없는 영종국제도시에 특수목적병원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인천제2의료원을 유치하는 방안이 유력했으나, 지난달 인천시가 부평구 캠프마켓 반환구역 일대를 대상지로 선정하며 물건너 갔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는 방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9월 서울대학교병원과 ‘인천지역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 영종분원 유치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1월에는 교육부가 영종지역에 국립대학병원 분원 건립을 위한 사업비 13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내년에 사업 경제성 분석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7년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개원 예정인 서울대병원의 의료영향권에 영종국제도시가 포함된다. 또한 오는 2025년 제3연륙교가 완공되면, 서울아산병원 분원이 들어서는 청라의료복합타운과도 가까워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나와 경제성 분석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거란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영종지역 주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선 특수목적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21~2025)’을 보면, 특수공공병원은 군, 산재, 보훈, 원자력, 법무, 경찰, 교통재활 등의 기능으로 한정돼 있다. 여기에 공항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김포국제공항 인근에만 봐도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항공의료센터가 있다. 공항 인근에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감염병에 대응하고, 항공 여객·인력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 세계 관문인 인천공항 배후에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종에 항공의료 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서면, 이를 서울대병원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립대 종합병원이 생기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될 여건도 마련된다.

차광윤 국립항공의료센터설립연대 집행위원장은 “국토부가 경기도 양평에 건립한 국립교통재활병원을 현재 서울대병원이 운영하고 있다”며 “이 사례를 적용하면, 국토부가 의료센터를 건립한 뒤 서울대병원에 위탁하면 된다. 내년 영종지역 국립대학병원 분원 유치를 위한 용역에 착수할 때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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