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④
조동희 서울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 “지원사업 조건 붙이지 말아야”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

<인천투데이>는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역할 정립과 협력 방안을 시민에게 전달하고자 인천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기획기사 ‘인천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를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인천에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인 부평문화재단, 서구문화재단, 연수구문화재단, 중구문화재단 등 4개와 출범을 앞둔 남동구문화재단이 있다.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한 군·구의 문화지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사례로 본 기초·광역문화재단 협력 방안을 탐색해 보도한다. <기자말>

연재순서

①기초·광역문화재단 현황과 역할 : 인천 기초문화재단 확대..."문화예술 환경 변화 맞춰야"

②인천 기초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 : 문화도시 부평, 인천 기초문화재단의 역사와 현재

③인천 기초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 : ‘문화로 현장을 잇다’ 연수, 인천 기초문화재단의 미래

④서울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과 협력 : “인천 기초문화재단, 자율성 확보 역량 강화할 수 있어”

서울문화재단은 인천문화재단이 세워진 같은 해인 지난 2003년 7월 설립됐다. 서울 소재 대학로센터, 연희문학창작촌 등 공간 15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지원 사업, 축제 운영지원 사업 등을 진행한다. 특히, 기초문화재단을 지원하는 사업을 위해 서울문화재단은 지역문화팀을 만들어 기초문화재단과 협력하고 있다.

<인천투데이>는 조동희 서울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을 만나 서울문화재단이 서울특별시 자치구 산하 기초문화재단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봤다.<기자 말>

조동희 서울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
조동희 서울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

‘N개의 서울’·‘생활문화 25’ 등 기초문화재단과 협력

서울시 기초단체 25개 중 22개가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04년 서울 중구문화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구로·마포·강남구 등이 잇따라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제정 이후 서울시 조례 제정을 거쳐 2017년부터 서울 기초문화재단 설립이 대폭 늘어났다. 현재 서울의 경우 강서구, 용산구, 서대문구를 제외한 모든 기초지자체가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조동희 지역문화팀장은 서울문화재단이 기초문화재단과 ‘N개의 서울’과 ‘생활문화 25’ 등의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N개의 서울’은 서울시 기초단체 25개가 각각의 지역문화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 16억7000만원으로 기초단체 24개를 지원한다.

‘생활문화 25’는 시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문화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초단체 25개와 함께 추진하는 협력 사업이다. 올해 예산 7억여원을 투입해 기초단체 25개를 지원하고 있다.

조동희 팀장은 “서울도 기초문화재단마다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어떤 기초문화재단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어떤 기초문화재단은 공연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등 기초문화재단 마다 특성이 달라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서울 기초문화재단과 'N개의 서울' 사업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이 서울 기초문화재단과 'N개의 서울' 사업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 자율성 바탕으로 역량강화할 수 있어”

조동희 팀장은 광역문화재단이 지원사업을 하더라도 기초문화재단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역문화재단이 지역문화 지원사업을 진행할 때, 조건을 붙이지 않아야 기초문화재단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광역문화재단이 조건없이 기초문화재단의 자율에 맡겨 사업을 지원 하는 경우 기초문화재단 직원들이 사업을 창조적으로 고민하고 그 만큼 기초문화재단의 역량이 강화된다고 했다.

조동희 팀장은 “대표적으로 ‘N개의 서울’ 사업은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며 “2017년부터 'N개의 서울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6년째 진행 중이다. 조건이 없으니 기초문화재단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N개의 서울' 사업의 목적이 기초단체에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 사업이 크거나 화려하진 않다”면서도 “기초문화재단이 스스로 문화생태계 기반을 조성해 내실을 다지게 하는 소중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문화재단이 기초문화재단과 만나는 '지역문화 아카데미'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이 기초문화재단과 만나는 '지역문화 아카데미'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광역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 만남 만드는 역할

서울문화재단은 기초문화재단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기초단체 25개를 권역 5개로 구분해 권역별 기초문화재단이 월 1회 같이 만나는 자리를 제안했다. 

서울시 기초문화재단 직원들은 ‘N개의 서울’, ‘생활문화 25’ 등 지원 사업을 공유하는 회의에서 수시로 다른 기초문화재단의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조동희 팀장은 서울 기초단체 간 지역문화 성격이나 설립 상황이 다르다보니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모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희 팀장은 “막 생겨난 기초문화재단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난감할 때가 많다”며 “그런 경우 먼저 설립된 기초문화재단이 이제 막 설립된 기초문화재단에 사업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동희 팀장은 광역문화재단은 거시적인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주민접점이 많은 사업은 기초문화재단이 주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동희 팀장은 “국내 기초문화재단이 늘어나면서 서로 역할을 정립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예술지원 체계는 광역문화재단이 더 크게 진행할 수 있고, 생활예술사업·예술기획사업 등 주민과 접점이 많은 사업은 기초문화재단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밀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