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②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은 시민에게 지역문화 매개자 역할"
강영구 부평문화재단 경영기획 본부장, "시민이 기획부터 집행까지“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

<인천투데이>는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역할 정립과 협력 방안을 시민에게 전달하고자 인천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기획기사 ‘인천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인천에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인 부평문화재단, 서구문화재단, 연수구문화재단, 중구문화재단 등 4개와 출범을 앞둔 남동구문화재단이 있다.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한 군·구의 문화지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사례로 본 기초·광역문화재단 협력 방안을 탐색해 보도한다. <기자말>

연재순서

①기초·광역문화재단 현황과 역할 : 인천 기초문화재단 확대..."문화예술 환경 변화 맞춰야"

②인천 기초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 : 문화도시 부평, 인천 기초문화재단의 역사와 현재

③인천 기초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

④서울·경기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과 협력 상황

⑤바람직한 인천 광역·기초문화재단 협력 방안

인천 부평구는 인천 기초단체 중 문화재단을 최초로 설립했다. 부평구는 2006년 부평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1년 부평구를 문화도시로 지정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투데이>는 강영구 부평문화재단 경영기획 본부장을 인터뷰하고 기초문화재단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강영구 부평문화재단 경영기획 본부장.
강영구 부평문화재단 경영기획 본부장.

부평아트센터 개관부터 도서관·극장·문화도시까지

부평구는 2009 부평아트센터 개관과 운영을 전제로 부평문화재단을 2006년 설립했다. 현재 직원 144명이 근무하고 올해 기준 예산은 약 184억원이다.

부평문화재단은 ▲부평아트센터 ▲도서관 6개(부개도서관·기적의도서관·갈산도서관·삼산도서관·청천도서관·부개어린이도서관) ▲부평생활문화센터 ▲부평구 청소년 수련관 ▲부평구 청소년 성문화센터 등을 운영한다.

부평아트센터는 문화예술인의 활동공간과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부평구의 문화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인천시와 부평구가 출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부평아트센터 설립을 전제로 설립한 부평문화재단이 2009년 도서관법 개정으로 지역 도서관이 세워지고 도서관 운영까지 담당하면서 부평이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강 본부장의 설명이다.

부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부평아트센터 전경.
부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부평아트센터 전경.

“시설·도서관·지역문화·생활문화·문화도시 등 역할 확대”

강영구 본부장은 “부평문화재단은 ‘2012년 문화예술 진흥법’ 개정 전 문화예술관련 시설운영을 위해 기초단체 문화재단이 생겨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에 설립했다"며 "그렇기에 초기엔 시설운영 중심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기초문화재단의 유형을 ▲시설운영 중심 ▲도서관운영 중심 ▲관광·축제운영 중심 ▲지역·생활·문화도시 중심으로 구분했다. 그런 뒤 부평문화재단이 맡은 역할이 시설운영 중심에서 다른 유형들로 점차 확대됐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문화예술진흥법·도서관법 개정·지역문화진흥법 등 관련 법 제정과 개정으로 기초문화재단 설립 유형이 다양화됐다. 기존 설립된 기초문화재단의 역할이 확대됐다”며 “부평문화재단도 시설 중심 운영에서 도서관운영, 지역·생활·문화도시 중심으로 역할이 점차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시설운영 중심에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문화예술 교육, 전시관 등 지역문화 교육사업으로 부평문화재단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갤러리의 입구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갤러리의 입구

문화도시 지정을 계기로 문화민주주의로 관점 변화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부평구를 문화도시도 지정했다. 문화도시 지정을 계기로 부평문화재단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업방식의 변화다.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방식에서 시민 스스로가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출연까지 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강 본부장은 이런 변화를 '문화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 문화예술을 시민이 직접 생산하고 시민이 소비하는 게 민주주의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부평문화재단은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시민이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부평문화재단 시민위원회에 시민 98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며 “시민 스스로 분야를 정해 회의도 하고 사업을 기획해 집행하는 시스템을 갖춰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광역문화재단 ‘문화예술 지원’ 중심...기초문화재단은 접근성 중심”

강 본부장은 인천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의 역할을 문화예술 지원과 접근성으로 나눠 설명했다.

인천문화재단 등 광역단체 문화재단은 부평구, 연수구, 서구, 중구, 남동구 등 기초문화재단 간 연계사업과 예술가·문화예술인 지원사업 등 전체적 조정과 기획을 맡고, 기초문화재단은 시민이 문화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본부장은 “인천문화재단은 예술가·문화인 지원사업 등 지원 중심과 부평구·연수구·서구 등 기초문화재단의 조율과 조정, 연계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인천 문화예술 전체적인 지원이 수월할 수 있게 인천문화재단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평문화재단 등 인천 내 기초문화재단은 시민이 직접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민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부평문화재단이 부평아트센터에 진행하는 콘서트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평문화재단이 부평아트센터에 진행하는 콘서트 현수막이 걸려있다.

“기초문화재단, 사업 직접 진행보다 매개자 역할해야”

강 본부장은 기초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방식보단 매개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사업을 기획부터 집행까지 진행하게 되면 시민이 수용자 역할만 하게 된다는 것이 이유이다.

강본부장은 “문화재단의 역할은 시민이 문화예술활동을 직접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돈을 지급하는 것만 아니라 시민이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예술단체가 기획력이 부족하다면 기획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홍보가 부족하면 홍보를 해줄 게 아니라 홍보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며 “기초문화재단이 매개자 역할을 했을 때, 시민들이 진정한 문화예술 역량을 기를 수 있고,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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