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 ①
기초·광역문화재단 현황과 역할··· "광역·기초 공동 과제로 협업해야"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

<인천투데이>는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역할 정립과 협력 방안을 시민에게 전달하고자 인천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기획기사 ‘인천기초·광역문화재단의 미래’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인천에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인 부평문화재단, 서구문화재단, 연수구문화재단, 중구문화재단 등 4개와 출범을 앞둔 남동구문화재단이 있다.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한 군·구의 문화지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사례로 본 기초·광역문화재단 협력 방안을 탐색해 보도한다. <기자말>

연재순서

①기초·광역문화재단 현황과 역할 : 인천 기초문화재단 확대..."문화예술 환경 변화 맞춰야"

②인천 기초문화재단 사업현황과 인천문화재단 1

③인천 기초문화재단 사업협황과 인천문화재단 2

④서울·경기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과 협력 상황

⑤바람직한 인천 광역·기초문화재단 협력 방안


1997년 경기문화재단 출범과 2001년 부천문화재단 설립 후 국내 광역지방자치단체의 광역문화재단,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기초문화재단 설립이 늘고 있다. 인천에선 2004년 12월 인천문화재단이 설립된 후 기초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있다.

2006년 인천 최초로 부평구가 부평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기초문화재단이 출범했다. 이후 ▲2017년 서구 ▲2019년 연수구 ▲2022년 1월 중구 ▲2023년 1월 예정 남동구가 각각 기초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 가운데 인천 문화예술 환경도 일부 변화하고 있다. 기초문화재단이 생기면서 인천광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생활문화센터와 기초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생활문화센터가 중복되는 문제가 있다.

또, 기초문화재단이 없는 곳은 인천문화재단의 지원만 받는 차별 문제가 있거나 시민예술가문화인활동 지원영역이 중복돼 이중 지원을 받는 문제도 있다.

이에 기초문화재단과 광역문화재단 역할을 정립하고 협력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소재 인천민예총 복합문화공간 해시에서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이슈포럼을 진행했다.

양원모 양평문화재단 이사장이 포럼 대표 발제를 했고, 박현진 성북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과 박성희 미추홀 학산문화원 사무국장이 포럼에 참여해 보조발제했다.

포럼에선 국내 광역·기초문화재단 현황과 기초문화재단 사업 사례 소개 등 발표가 있었고 인천 기초·광역문화재단의 역할과 목표와 관련해 토론했다.

인천민예총은 지난 10월 27일 오후 3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소재 인천민예총 복합문화공간 해시에서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이슈포럼을 진행했다.
인천민예총은 지난 10월 27일 오후 3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소재 인천민예총 복합문화공간 해시에서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이슈포럼을 진행했다.

“광역·기초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예술거점·시장 만들어야”

양원모 이사장은 광역·기초문화재단의 공동 과제로 예술생산 거점을 만들고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2014년 제정된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 운영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연기관을 지도할 수 있다보니, 기초·광역문화재단이 단체장의 눈치를 보게되고 지역 문화재단이 해야할 지역사회·문화단체 기반 문화정책 주도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이사장은 지역 문화예술생태계를 재조성하고 광역·기초문화재단이 지역사회 문화 정책을 주도하려면 서로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기초문화재단과 광역문화재단의 역할이 법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며 “예술 창작촌, 예술산업 클러스터, 예술거리, 예술특구 등 예술 생산거점과 공공예술시장, 호혜예술시장 등 시장형성은 기초와 광역문화재단이 협력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역·기초문화재단이 서로 역할을 조정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협력해야 한다”며 “공공예술시장 조성 소위원회처럼 부문마다 소위원회를 만들어 함께할 수 있는 일은 같이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성북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과 지역주민·예술인 협업 가능해"

박현진 성북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은 성북문화재단이 지역주민·지역예술가와 협업한 모범사례를 발제했다.

박 팀장은 “기초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공·문화정책 기관이다”며 “기초문화재단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기초자치단체가 지시하는 데로 따르고 있는 것이 기초문화재단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이 그럼에도 기초문화재단이 가야할 길은 지역주민·예술가와 협력이다"며 "전체 진행과정을 이해하지 않는 채로 내 할일을 하는 분업 중심의 노동현장에서는 협력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은 지역 내 주민·예술가가 있는 문화현장에서 일어난다"며 “기초문화재단은 지역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와 생각을 교환해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협력과 대화의 모습으로 성북문화재단이 진행하는 공유성북원탁회의를 제일 먼저 언급했다.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성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문화생태계 공존과 협력을 위해서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말한다.

박 팀장은 "때로는 멱살잡고 갈등하기도 하지만 공유성북원탁회의 등의 과정으로 주민들과 대화하고 협력의 방식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완주문화재단 완주 한달살기 사업의 모습.(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완주문화재단 완주 한달살기 사업의 모습.(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예술인 지원으로 지역문화 변화시켜”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완주문화재단의 완주한달살기 사업 등 활동을 언급하며 예술인 지원으로 지역문화를 변화시킨 사례를 발제했다.

완주한달살기 사업은 완주군이 지역소멸 위험단계로 진입해 방치된 빈 집이 늘어 완주 경관이 훼손되고 안전사고·범죄위험이 높아지자 완주문화재단이 예술가를 모집해 빈집에서 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송 국장은 "완주한달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완주군 내 마을들의 모습이 많이 변화했다"며 "예술가가 마을 빈집에 들어오니 지역 주민들이 활력이 생긴 것 같다고 좋아하고, 마을중심, 주민주도의 자립적인 움직임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예술가 지원이 아니라 예술가가 지역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게 유도하는 사업들이 필요하다"며 "기초문화재단이 예술인·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종합해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국장은 완주 한달살기로 마을 29개에 주민 1만2558명, 주민프로그램 282개으로 마을 속 문화거점 8개 조성을 성과로 꼽았다.

완주문화재단 예술가 완주한달살기에 참여작가 김연서, 최서희, 황서현 작가의 흙과 가마 길놀이 모습.(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완주문화재단 예술가 완주한달살기에 참여작가 김연서, 최서희, 황서현 작가의 흙과 가마 길놀이 모습.(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기초·광역문화재단 지속적으로 만나야”

송 국장은 발제 후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 역할 관련 <인천투데이>의 질문에 “광역문화재단이 먼저 세워진 지역과 기초문화재단이 먼저 세워진 지역은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전북은 광역문화재단 설립 이전부터 기초문화재단이 있었다”며 “이미 기초문화재단이 광역문화재단의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므로 광역문화재단은 설립 후 기초문화재단이 존재하지 않는 곳의 지원과 기초문화재단이 하지 못했던 일을 중심으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천은 광역문화재단이 먼저 생긴 곳"이라며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이 역할을 정립하고 협력방안을 고민하기 위해선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이 많이 만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북도 광역문화재단 1개와 기초문화재단 5개가 있다. 재단 사무국장들끼리 지속해서 만나고 현황과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고 공부한다”고 부연했다.

전북 내 기초문화재단 관계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전북 내 기초문화재단 관계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완주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과 지역문화원 상생할 수 있어”

박성희 미추홀학산문화원 사무국장은 기초문화재단과 지역문화원의 상생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 사무국장은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형력과 위치가 높아졌다”며 “지역의 독점적 문화기관이였던 지방문화원의 역할 축소와 기초문화재단과 지역문화원 간의 사업 중복 등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문화원은 축적해온 지역 고유문화 분야 역량으로 고유 문화원형을 발굴·보존하고 확산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문화재단은 주민과 다양한 문화주체를 연결하는 협치의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호 역할차이를 확실하게 인식하며, 기초문화재단 설립 준비과정부터 문화원과 모범적인 상생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기초문화재단과 지역문화원의 협력은 지역문화정책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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