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감축법 시행... 한국산 전기차 북미 수출 어려워
지엠, 2035년 내연기관 종료 미래차 생산기지는 북미와 중국
8100억원 받고 경영정상화 약속했지만 신차 없고 구조조정만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한국지엠이 지난 26일 부평2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대우자동차 사태 후 대우차를 인수해 출범함 한국지엠(초기 지엠대두)이 20년 만에 공장가동을 종료했다.

노조는 물론 협력업체와 시민들이 바라는 신차 배정 미래차 배정은 기약이 없다. 고용은 불안하고 지역 경제는 흔들린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2025~2030년 사이 내연 자동차를 없애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에 반가운 소식은 안 들린다. 그래서 한국지엠 위기설이 여전하고,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지엠 노사는 합의로 부평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위한 특별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절차가 공식화 할 것으로 전망 했지만 현실에선 구호에 그치고 있다.

지난 10월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한국지엠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지엠 사장은 부평공장의 발전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에 이어 전기차를 생산 기지는 중국이라고 밝힌 상태다.

어쩌면 예상했던 일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은 2025년까지 한국에 전기차 10종은 출시하지만 생산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판매시장이 생산하는 곳은 아니라고 선언한 셈이다.

그러면서 누적된 경영 적자와 고용 불안에 다시 지엠 철수설이 부각했다. 이 배경에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올해 8월 16일 발효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있다. 이 법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하는 완성차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한국지엠에 생산물량 배정은 어려운 셈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모습.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모습.

글로벌 GM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 공장에서 볼트 EUV를, 디트로이트 햄트락에 22억달러를 들여 100% 전기차 생산기지를 만들고 있다.

이렇듯 한국지엠은 글로벌 지엠의 미래전략에서 빠져있다. 한국지엠은 2023년부터 차세대 신차 생산과 세계 시장 적시 출시, 내수 판매 강화,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선보여 한국시장 내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고 했으나 결국 이는 미국에서 생산해 한국에 판매한다는 말밖에 안 된다. 노사합의 사항인 부평공장 미래발전전망 제시는 구호일 뿐이다.

한국지엠이 2018년 설을 앞두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마련엔 나섰다.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8100억원을 지원했고, 한국지엠은 최소 ‘10년 경영 지속’을 약속했다.

하지만 경영정상화는 요원하다. 8100억원을 받은 한국지엠이자만 군산공장 폐쇄에서 시작한 구조조정은 희망퇴직으로 이어졌다. 노동자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엠의 경영난은 경영진의 예견된 실패였다. 지엠이 유럽에서 오펠을 매각하고,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지엠대우에서 바꾼 브랜드 시보레 또한 2013년 유럽에서 철수했다. 내수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니 내수에서 바랄게 없었다.

노동계와 정의당 등은 2013년 쉐보레 유럽 시장 철수 후 지속해서 지엠과 한국지엠 간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거래를 경영실패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출가격이 북미 실제 판매 가격보다 낮고, 매출원가 비율이 93%대에 달할 정도로 높고, 고가에 지엠 계열사 부품을 조달하며, 지엠 계열사로부터 고금리로 자금을 차입하고, 지엠에 고가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문제 등을 지목했다. 이중 일부는 2018년 국정감사 때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가 8100억원 지원의 근거로 삼기 위해 경영실태 조사를 했으나 이 과정에서 노조는 철저하게 배제됐고, 여전히 그 경영실태 보고서는 모른다. 그리고 다시 4년여 만에 한국지엠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