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이달 중 인천~백령 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공모
옹진군 “계약파기 이력 반영”... 해수청 “제재 근거 없어”
제주~고흥 '먹튀' 논란... 과거 포항~울릉 노선 신청 박탈
1년에 90일 결항 원성 자자... 재선정 시 주민 반발 예상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옹진군이 기존에 계약을 파기한 이력이 있는 에이치(H)해운이 인천~백령 신규 대형카페리여객선 지원사업에 재참여할 경우 심사에서 배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다소 미온적인 반응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옹진군은 4일 에이치해운이 인천~백령 여객선 지원사업에 참여할 경우, 앞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이력을 사업자 선정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옹진군은 외부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다. 또한 인천해수청의 여객운송사업 면허 발급 시에도 계약파기 이력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옹진군은 이달 중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공고를 할 예정이다. 내년 5월 인천~백령 항로를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선령 만료 이후, 여객선을 투입하는 선사에 향후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에는 에이치해운이 사업자로 선정돼 신규 건조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이치해운은 건조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옹진군은 지난 8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지난달 옹진군은 당초 지원 대상을 ‘신규 건조’ 여객선으로 한정한 조례를 중고선박까지 지원할 수 있게 개정했다. 에이치해운이 사업을 수행하지 못한 탓에 선령이 만료되는 내년 5월까지 새 사업자가 선박을 신규건조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투입할 선박을 내년 5월까지 투입하지 못하면 인천~백령 운항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른 에이치해운의 책임론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인천해수청 “여객사업면허는 재산권... 취소 명분 부족”

하지만 여객선 사업 면허 발급권을 지닌 인천해수청은 이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이다. 에이치해운이 범법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 딱히 제재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에이치해운이 오전 7시 50분 인천 출항 면허권을 반납하지 않고, 하모니플라워호보다 작은 선박을 투입해 운영을 지속한다면 면허를 취소할 명분은 없다. 면허권은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선사가 참여할 경우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옹진군의 제안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에이치해운, 먹튀 논란 포항~울릉 노선 공모 탈락 사례

하지만 에이치해운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노선 공모에서 탈락한 바 있다.

에이치해운은 지난 2018년 제주 성산항~고흥 녹동항 노선을 15년 이상 운항하는 조건으로 해수부로부터 선라이즈제주호(현 울릉 선플라워크루즈호) 건조비(476억원)의 90%에 달하는 338억원을 지원받았다. 238억원은 직접 지원, 100억원은 공적자금 대출 형태로 지원했다.

그러나 에이치해운은 같은 선박으로 지난해 1월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대형카페리 노선 공모에 신청했다. 2020년 첫 취항 후 코로나19와 선박 결함 등으로 실제 운항 기간이 3달에 불과했는데 다른 지역 항로를 신청하면서 지역 내 비판이 들끓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이를 반려하자 에이치해운은 해수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에이치해운의 노선 신청을 해수부가 반려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에이치해운이 인천~백령 여객선 공모를 다시 신청할 경우,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해3도 주민들은 1년에 100일 가까이 결항하고, 기존 여객선 도입 사업을 무산시킨 에이치해운에 대해 반감이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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