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여객선 ‘계약 파기’ 에이치해운 재공모 참여 가닥
“툭 하면 휴항에 운항공백 위기 초래... 면허 반납해야”
미반납 시 ‘야간운항’ 제한에 대형카페리 무산 가능성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내년 5월 인천과 백령을 오가는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 선령 만료를 앞두고 새 여객선사 모집에 기존 선사 에이치(H)해운이 재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3도 주민들은 에이치해운이 항로를 운영하는 동안 결항이 잦았고, 새 여객선 도입 사업도 파기한 에이치해운이 사업을 지속하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이 무산될까봐 우려도 크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2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옹진군은 ‘여객선 및 도선 등 지원조례’에 따라 이달 중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공고를 할 예정이다.

인천~백령 항로에 여객선을 투입하는 선사에 향후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에이치해운이 사업자로 선정돼 신규 건조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이치해운은 건조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옹진군은 지난 8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지난달 옹진군은 당초 지원 대상을 ‘신규 건조’ 여객선으로 한정한 조례를 중고선박까지 지원할 수 있게 개정했다. 에이치해운이 사업을 수행하지 못해 선령이 만료되는 내년 5월까지 새 사업자가 선박을 신규건조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투입할 선박을 내년 5월까지 투입하지 못하면 인천~백령 운항 공백이 발생할 우려와 함께 에이치해운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2000톤급 하모니플라워호 도입 후 결항 달라지지 않아”

그런데 에이치해운이 다시 사업에 참여할 것이란 소식이 들리자 주민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심효신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에이치해운이 2012년 하모니플라워호를 들여올 당시 2000톤급 여객선으로 기존의 연간 결항일수가 90여일에서 30일 이내로 줄어들 거라 홍보했다. 하지만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충분히 운항할 수 있는 기상상황에도 배를 띄우지 않아 주민들의 발이 묶인 게 부지기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에이치해운 때문에 인천~백령 신규여객선 사업이 지연됐다. 에이치해운은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면허를 반납하거나, 인천해수청이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며 “인천해수청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주민들과 함께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이치해운 면허 미반납 대형카페리 무산 가능성... 공영제 시급

에이치해운이 7시 50분 면허를 반납하지 않으면, 서해5도 야간운항 제한 규정 때문에 인천~백령 대형 카페리여객선 도입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에이치해운이 훼방을 놓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백령 노선은 보통 40분 간격으로 배치돼 8시 30분은 코리아프라이드호가 출발한다. 이후 가장 빠른 시간은 9시 10분이다. 동절기의 경우 오전 9시 인천에서 출항하면, 백령에서 돌아올 때 저녁 6시 이후가 될 수 있다. 이경우 야간운항 제한에 걸려 인천으로 회항하지 못한다. 

백령면 주민 김진수 씨는 “하모니플라워호는 정기검사를 이유로 휴항을 할 때도 대체선박 투입 규정을 지키지 않고, 손님이 없으면 적자가 우려돼서인지 툭하면 휴항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정부가 완전공영제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옹진군 주민들의 숙원인 여객선 완전공영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인천시장·옹진군수의 공약이기도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이미 인천교통공사가 여객선 사업을 맡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어 논의를 재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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