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길병원-인천의료원 연계 구상
정부 구상 권역·책임의료기관 구조 부합
“인천의료원, 감염병 대응 경험 가장 풍부”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질병관리청이 다섯 번째 감염병전문병원 권역으로 수도권을 지정한 가운데 인천 유치를 위한 인천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 연계 방안이 수면 위로 부각했다.

7일 인천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에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의사를 밝힌 곳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나은병원, 백병원, 한림병원 등이다.

이와 함께 길병원-인천의료원이 연계해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떠오른다.

앞서 지난 3일 질병관리청은 내년 1월 13일까지 감염병전문병원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모자격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강원) 소재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과 준-중증환자병상 지정병원 조건을 만족해야한다.

인천은 지난 2월 질병청이 실시한 네 번째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 참여했지만, 권역 심사 과정에서 경북에 밀렸다. 당시 질병청의 권역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인천의 준비 부족이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길병원-인천의료원 연계 '부각'

시는 이번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10월 태스크포스(T/F) 형태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민관협의체 내부에서 인천 권역 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과 인천 중부권 지역 책임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이 감염병전문병원을 연계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인천 내 상급 종합병원은 길병원을 포함해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3곳인데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에 기본 요소인 감염병동 설치를 위한 토지를 확보하는데 물리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상급종합병원은 아니지만 인천의료원은 인근에 활용할 수 있는 용지가 많다. 또한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부터 현재까지 인천 코로나19 확진자의 70% 가량을 감당하고 있어 감염병 대응 경험이 풍부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길병원이 감염병전문병원의 상급 종합병원 역할인 의료진 교육 등을 담당하고, 인천의료원이 병동운영 등을 담당해 역할을 분담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공공의료체계인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 연계 구상에도 부합한다.

또한 질병청이 공고한 운영기준 중 국립중앙의료원에 건립을 예정한 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협력체계 구축은 지방의료원인 인천의료원이 갖추고 있다.

길병원과 인천의료원 내에선 이를 위한 내부 교감이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길병원-인천의료원 연계 방안은 이른바 ‘인천형감염병전문병원’으로 부를 수 있고, 인천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며 “인천의료원은 2009년부터 국가격리지정병상을 운영해온 곳으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준비가 늘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5년 메르스부터 현재 코로나19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국내 첫 확진자를 인천의료원이 담당했다”고 한 뒤 “길병원도 코로나19 대응 초기부터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평가 항목 중 실적면에서 인천 앞서

인천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경기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약 1년이 지난 올해 1월부터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실적부분에서 인천이 유리하다는 평가나 나오는 대목이다.

공모서에 나왔듯이 상급종합병원 뿐만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했던 종합병원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인천을 포함한 국내 전체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잘한 곳은 인천의료원이다.

남은 과제는 감염병전문병원 유치를 위한 시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이다. 시는 감염병전문병원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내 모든 병원과 길병원-인천의료원 연계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두고 공모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형섭 시 건강체육국장은 “관문도시인 인천은 항상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1순위로 꼽혔던 권역이다”라며 “유치 의사를 밝힌 모든 병원은 물론 길병원-인천의료원 연계방안까지 공모에 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1개월가량 최선을 다해 인천이 반드시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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