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감염병전문병원 권역선정 예정
상급종합병원 중 참가 의사 밝힌 곳 없어
인천의료원 연계한 통합관리 대안 ‘부각’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시가 감염병전문병원 유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감염병전문병원 유력 후보였던 인하대병원이 불참을 선언했다. ‘인천형 감염병전문병원’이 대안으로 떠올라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인천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는 12월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전문병원이 들어설 권역을 선정하고, 3~4월께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이 들어설 의료기관 공모를 마칠 예정이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은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할 유력한 권역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인천이 후보 권역에 선정되더라도 인천 내 상급종합병원이 감염병전문병원 후보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 인천시는 난감한 상황이다.  

감염병전문병원 특성상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하기 어려운 점, 공공성을 담보해야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민관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인천 내 상급종합병원은 인하대병원을 포함해 길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3곳이다. 이 중 인하대병원이 도심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고, 감염병전문병원 별도 병동 설립을 위한 용지 확보에 용이한 점 등을 미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런데 인하대병원이 공모 불참을 선언해 인천은 난감함 처지가 됐다. 인천의료원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질병청이 인천의료원을 공모 의료기관으로 선정하기엔 부담이 크다. 타 지역 의료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의료원은 약 300병상 규모로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을 위한 조건에 모자란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급 모병원이 필요하다. 5000~6600㎡ 규모의 별도 병동을 건립을 위한 용지는 병원 측이 부담해야한다.

인천의료원 주변 병동 마련을 위한 용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종합병원급에 해당하지 않는다. 감염병 연구를 위한 R&D 시설도 마땅치 않다.

이에 인천의 시민사회단체와 보건의료단체 등은 인천의료원과 지역 상급종합병원이 연계하는 ‘인천형 감염병전문병원’을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주변 용지를 감염병전문병원 병동으로 활용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인력 교육과 감염병 R&D를 맡는 형식이다. 이른바 '인천형 감염병전문병원'이다. 

이는 정부가 구상하는 권역-지역으로 이어지는 책임의료기관 구조와도 일치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감염병전문병원을 인천으로 유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하대병원이 아니더라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충분히 많다”며 “보건의료단체 등이 요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넣어 폭 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확정하면 정부는 설계비와 공사·관리비, 음압격리병동, 진단검사실, 음압수술실, 교육훈련센터 구축 등에 국비 409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설립 이후 운영 인력의 인건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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