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사례 민선 1~2기 최기선, 3~4기 안상수 둘 뿐
당 안팎 거센 도전... 지방선거 직전 대선 최대변수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 정치권이 분주하다. 그동안 일곱차례 진행한 민선 인천시장 선거에서 재선 사례는 단 두 번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12년 만에 재선 시장이 탄생한다.

지난 1995년 민선 1기부터 민선 7기까지 인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고(故) 최기선 전 시장(1~2기)과 안상수 전 시장(3~4기) 등 두 명뿐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6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등 굵직한 사업을 현안으로 다루며 재선을 향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청 전경(사진제공ㆍ인천시)
인천시청 전경(사진제공ㆍ인천시)

대선 직후 치르는 지방선거

박남춘 시장은 지난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에게 승리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와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친문’을 등에 없고, ‘친박’ 이미지가 남아있던 유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 지선은 제19대 대통령선거(대선) 후 약 1년 후 치러졌다면, 내년 지선은 20대 대선 후 3개월 만에 치르게 된다. 신임 대통령 취임식과 불과 한 달 여 차이다.

결국 대선이 지선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선 표심이 고스란히 지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새 정부가 국정 안정론을 내세워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크다. 투표 후 3개월 만에 치르는 선거 특성상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국내 표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인천이 선택한 대선 후보의 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같은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공통된 전망이다.

또한 현역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선거에 뛰어들 경우 사퇴시기에 따라 보궐선거가 지선과 동시에 실시되기 때문에 사퇴로 인해 당의 의석을 잃을 수 있다는 부담이 적어 후보 난립도 예상된다.

왼쪽 위부터 Z자로 박남춘 인천시장, 홍영표 국회의원, 윤관석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의원, 홍미영 전 구청장,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
왼쪽 위부터 Z자로 박남춘 인천시장, 홍영표 국회의원, 윤관석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의원, 홍미영 전 구청장,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

민주당 내 경선 치열할 전망

박 시장이 재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가운데 같은 당인 민주당에선 자천타천으로 홍영표, 윤관석, 김교흥, 홍미영, 박우섭 등 5명이 거론된다.

홍영표(인천부평을) 국회의원은 부평에서 내리 4선을 한 인물이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며, 지난 5월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인천계양을) 대표에게 아깝게 패한 뒤 시장 도전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잇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반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만큼 탄탄한 정치 입지가 강점이다.

윤관석(인천남동을) 국회의원은 3선으로 대표적인 송 대표계 인물로 꼽힌다.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임시절 대변인을 지내며 정계에 입문했다. 최근 당 대표 선거 후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는 등 지역 내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인천에 몇 없는 이재명 지지그룹 멤버로도 알려져있다.

김교흥(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은 송 대표 인천시장 시절 인천시 정부부시장을 역임했다. 정세균 전 총리의 국회의장 시절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세균계(SK계) 핵심인물로 꼽힌다. 지난 지선에선 박 시장에게 경선에서 패배하며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선 지난 경선 패배를 갚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총선 경선에서 패배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 여당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민주평화광장’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여기다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도 인천시장 선거를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전 청장은 민주당 내 민평련계에 속하는 인물이다. 지난 총선 당내 동구미추홀구을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생활정치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왼쪽 위부터 Z자로 유정복 전 인천시장, 이학재 전 국회의원,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 김응호 정의당 부대표,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왼쪽 위부터 Z자로 유정복 전 인천시장, 이학재 전 국회의원,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 김응호 정의당 부대표,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야당선 국민의힘 2명, 정의당 3명 등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이학재 전 국회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 전 시장이 국민의힘 경선을 뚫고 본선에서 박 시장과 맞붙는다면 지난 지선에 이어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박근혜 정권에서 안전행정부 장관 등을 역임해 ‘친박’계로 분류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유 전 시장은 친박을 강조하며 ‘힘 있는 시장’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송영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유 전 시장은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행정부 내각까지 거친 폭넓은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야권 정가는 유 전 시장의 당내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이학재 전 의원을 꼽는다. 이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02년 당시 국내 최연소로 인천 서구청장에 당선됐다. 이후 서구청장을 재선한 뒤 2008년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뒤 3선에 성공했다. 최근 총선에서 김교흥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정의당에선 이정미 전 당대표, 김응호 부대표, 문영미 인천시당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 후 송도국제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인천 연수을에 사무실을 내고 표밭을 다졌다. 지난 총선에서 정일영 국회의원에 밀려 낙선한 뒤 송도 내 정치연구소를 내고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지난 2018년 인천시장에 출마했으며, 문 위원장은 3선 미추홀구의원을 지내고 지난 지선에서 미추홀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지난 지선에선 인천 10개 군·구 중 강화군을 제외한 9개 군·구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대선 변수 속 인천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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