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링링에 쓰러져... 예술작품으로 부활
5월부터 강화역사박물관과 소창체험관 전시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지난 2019년 초대형 태풍 ‘링링’에 쓰러진 인천 강화군 연미정 내 500년 느티나무 보호수가 전통가구 ‘강화반닫이’로 재탄생했다.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는 지난 2000년 11월 인천시가 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했다. 연미정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 양 옆에서 염하를 바라보는 2그루가 웅장함과 운치를 자랑했다. 높이 약 22m, 둘레 4.5m 규모였다.

하지만 북쪽 느티나무가 역대 5위 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에 의해 완전히 부러직 말았다. 연미정 느티나무가 쓰러지자 많은 이들이 속상해했다.

2019년 태풍 링링에 쓰러진 연미정 500년 수령 느티나무
2019년 태풍 링링에 쓰러진 연미정 500년 수령 느티나무
강화반닫이로 부활한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강화반닫이로 부활한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강화군은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새 생명 불어넣기 사업’을 추진했다. 부러진 나무를 활용해 ‘강화반닫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반닫이 제작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이수자 양석중 소목장이 진행했다.

강화반닫이는 반닫이 중 가장 상품으로 손꼽힌다. 섬세하고 치밀한 세공이 놀라워 조선 왕실에 궁궐용으로 많이 제작됐다. 금구장식으로는 무쇠와 놋쇠가 주재(主材)이다.

약과 형의 긴 경첩 속에 亞(아)자·卍(만)자를 투각했다. 감잡이(합쳐 못을 박은 쇠) 장식이 화려하다. 다른 반닫이보다 키가 커 시원한 느낌을 주며, 중앙에는 호리병형의 경첩을 달아 장식 효과를 높였다.

강화군은 강화반닫이를 2개 제작했다. 1점은 현재 강화역사박물관에서 관람이 가능하고, 다른 1점은 이달 중 강화소창체험관에 전시할 계획이다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이수자 양석중 소목장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이수자 양석중 소목장

양석중 소목장 “강화에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고유의 문화재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강화반닫이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아 이번 기회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고유 예술성을 알리고자 기쁜 마음으로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천호 군수는 “연미정에 오르면 500년 느티나무 두 그루의 웅장한 자태와 함께, 한강하구 너머로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일품”이라며 “지금은 느티나무 2그루 중 1그루밖에 볼 수 없지만, 강화반닫이로 재탄생한 고목의 이야기는 강화군의 소중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군수는 또 “앞으로도 연미정 500년 느타나무 유산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쓰러진 북쪽 연미정 나무 그루터기에는 그림자를 재현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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