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정 느티나무, 교동도 은행나무 등 피해
인천녹색연합, “꼼꼼한 조사와 보호조치 시급”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역대 5위급 강풍을 몰고 온 제13호 태풍 ‘링링’의 여파로 인천에서 500년 이상 된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가 부러지는 등 보호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링링으로 부러진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사진제공ㆍ인천녹색연합)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수령 500년),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수령 330년), 교동도 고구리 물푸레나무(수령 400년) 등이 큰 피해를 봤다.

특히, 연미정 느티나무 두 그루 중 하나는 지상으로부터 약 1m부터 위 줄기가 완전히 부러져 회생이 불가한 상황이다. 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4호인 연미정도 일부 파손돼 피해를 보았다.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바로 옆 느티나무 노거수도 큰 줄기 두 개가 부러졌다.

교동도 고구리 물푸레나무는 과거 이미 큰 줄기가 부러졌던 적이 있고 최근에는 철근으로 연결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태풍으로는 큰 줄기 4개 중 하나가 부러져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 소나무(지정번호 4-10-5)도 큰 가지가 부러졌으며 남동구 구월동 회화나무(지정번호 4-5-2)도 두 동강 났다.

강화 교동도 고구리 물푸레나무(사진제공ㆍ인천녹색연합)
강화 인사리 은행나무(사진제공ㆍ인천녹색연합)

인천녹색연합은 천연환경자산의 관리 소홀을 우려했다. 올해 고사해 문화재청에서 지정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521호 백령도 무궁화는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뿌리가 훼손되는 피해를 보고 지난해 태풍 ‘솔릭’의 강풍에 추가로 가지가 부러져 고사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2014년에는 인천역 플랫폼에 있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라일락이 고사한 바 있지만, 1년 넘게 인천시민뿐 아니라 행정에서조차 제대로 몰랐다”며 “문화재보호법과 산림보호법으로 지정되는 천연기념물과 보호수 등을 제대로 조사·관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인천의 소중한 자연환경자산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꼼꼼한 전수조사와 보호조치, 시민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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