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정면으로 부정
인천시 주중 부서의견 종합 시흥시에 통보 예정
담당 공무원 시흥 인터넷커뮤니티에 찬성글 빈축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람사르습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배곧대교 건설을 놓고 인천시 도로과가 배곧대교 건설로 습지 기능 상실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12일 인천시 도로과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배곧대교 건설사업을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 포함시켜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습지보전법은 습지보호지역 개발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국책사업’일 경우 이를 피해갈 수 있으나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검토한 뒤 습지훼손을 우려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시 환경기후정책과 또한 송도 람사르습지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배곧대교 건설사업에 부정적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배곧대교 건설 위치도.(제공 인천녹색연합)
배곧대교 건설 위치도.(제공 인천녹색연합)

배곧대교 건설사업은 경기도 시흥시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배곧대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를 잇는 왕복 4차선 도로다.

시흥시는 배곧대교 개통으로 소래대교와 제3경인고속화도로 정왕IC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다며 적극적이다. 하지만 인천과 연결되기 때문에 인천시의 동의가 필수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가칭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전략‧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초안)'을 검토한 의견을 시흥시에 통보했다.

환경부는 시흥시가 제출한 초안에 제시된 노선 안 3개를 검토한 결과, 습지보호지역인 송도갯벌을 지나는 배곧대교 노선계획이 입지상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 환경기후정책과는 환경부 의견 등을 토대로 이번 주 중 배곧대교 사업과 관련한 시 관려부서 의견을 종합해 시흥시에 통보할 계획이다.

시 환경기후정책과 관계자는 “도로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타 부서 의견을 종합하고 있다”며 “습지 훼손 가능성을 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부서인 도로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배곧대교 건설 중 습지 일부 훼손 가능성이 있지만, 완공 후 습지 기능 상실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량 건설로 습지가 훼손된다면, 습지에 세운 모든 교량은 습지를 파괴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여러 사례를 검토했을 때 배곧대교 정도 교량은 습지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천시 도로과 관계자가 시흥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 갈무리

이 관계자는 최근 시흥시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천 공무원 신분임을 밝히며 ‘인천시는 배곧대교 건설 조속 착공이 목표다’는 등 글을 게시해 논란을 자초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관계자는 “가입인사를 하며 공무원 신분임을 밝혔다. 게시한 글은 시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배곧대교 건설과 관련해 시의 의견을 결정하는 부서는 환경부서다”라며 “공무원 신분을 밝힌 뒤엔 개인의견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 내 전문가들은 습지 훼손 가능성을 수차례 지적하고 있다”고 한 뒤 “도로과 관계자 한 명이 훼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전문가 의견 수렴은 필요 없는 절차가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송도 갯벌은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엔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습지보호법 적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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