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들 “이러려고 철거했나” 분통
철공소 내부 유물 전시도 없던 일로
동구 관계자 “올해 안 계획 세워 착공”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지난해 11월 인천 동구가 ‘보존가치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기습 철거한 신일철공소 자리가 10개월 넘게 방치되고 있다.

신일철공소 철거 후 방치된 4일 현재 모습.(사진 독자 제공)
신일철공소 철거 후 방치된 4일 현재 모습.(사진 독자 제공)

신일철공소가 철거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당시 보존을 원하는 주민이 대다수였고, 전문가로 구성된 유적위원회에서도 보존방향으로 의견을 내렸다. 그럼에도  강제로 기습철거한 동구가 10개월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신일철공소는 70년대부터 故 박상규 장인이 목선 건조와 수리를 위한 ‘배 못’을 만들던 곳이다. 근대 산업회시기 등을 거치면서 조선업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드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동구는 “당시 해당 건물이 노후 돼 건물로 가치가 없고,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또 역사적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철거를 강행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다른 주민 B씨는 “철공소 자리 바로 옆 어린이집이 있어 아이들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당시 철거 강행의 이유였다”며 “철거 후 방치된 지금 상황이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에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이러려고 철거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일철공소 철거 후 방치된 4일 현재 모습.(사진 독자 제공)
신일철공소 철거 후 방치된 4일 현재 모습.(사진 독자 제공)

이에 동구 도시재생팀 관계자는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어린이집 앞마당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설계를 거의 마쳤다. 계약 심사 등을 통해 올해 공사를 발주 한 뒤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공소를 철거한 장소 입구에 유물을 전시하겠다는 구의 계획에 대해선 “철거 전 유물을 박물관으로 옮겨 보관 중”이라며 “철공소 자리에 유물 전시 계획은 철회됐다”고 부연했다.

신일철공소를 철거하며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제시했던 철공소 입구 유물 전시관 조성 계획도 철회해, 동구는 앞으로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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