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신일철공소 기습 철거 단행
마을주민들 안보교육 간 사이 공무원 동원
“구청장 면담 약속하고 하루도 안돼 철거”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마을 산업유산인 신일철공소가 구의 기습 철거로 결국 마을 역사 일부가 사라졌다.

인천 동구는 9일 새벽 만석동 신일철공소를 기습 철거했다. (사진제공 인천투데이 독자)

동구(구청장 허인환)는 9일 새벽 공무원 20여 명과 철거업체 10여 명을 동원해 신일철공소를 강제로 철거했다. 이날 마을주민들은 안보교육을 간 사이 벌어진 일이어서 황당해 하고 있다.

또, 오랜 요구에 구청장이 13일 주민 면담을 약속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철거를 단행함으로써 주민들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동구는 이날 신일철공소 주변에 철거용 천막을 두르고 굴착기를 투입해 지붕과 벽면 등 건물을 모두 부쉈다. 공사내용은 지붕 철거라고 밝히지만, 건축물 자체를 모두 철거한 것이다.

공무원들은 신일철공소 주변을 둘러싸고 철거를 막는 주민들을 막아서고, 몸싸움을 벌였다. 주민들은 철거가 진행되는 것을 망연자실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주민이 꾸미는 더불어마을’ 주민협의체 오풍원 대표는 “허인환 구청장이 지난 8일 신일철공소 철거와 주민공청회 등과 관련하여 오는 13일 면담하자고 약속했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철거업체와 공무원 수십명을 동원해 마을의 역사를 부쉈다”며, “이런 기만적인 행태로 행정처리를 하는 것은 살면서 처음 본다. 조직폭력배만도 못한 짓을 구가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안보교육에 간 사이에 쳐들어와서 너무 어이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복섭 동구 도시재생과장은 <인천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선 신일철공소를 철거했는데, 공간 활용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다”고 말하며 전화를 급히 끊었다. 허인환 구청장은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

동구가 주민들의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간 활용 계획 없이 기습 철거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동구는 공무원 수십명을 동원해 주민들을 막고 몸싸움을 벌였다. (사진제공 '주꾸미 더불어마을 주민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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