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총연, “주민들, 최대 협의안 끌어냈다 ··· 정치권 나서줘야”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보건복지부가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 격리시설 지정을 재고하고 철거 여부를 일주일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2일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관계자와 구읍뱃터 상인과의 만남에서 구읍뱃터 소재 호텔의 코로나19 외국인 생활 격리시설 지정 철거 여부를 오는 9일까지 결정해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영종도 구읍뱃터 소재 로얄엠포리움 호텔을 해외 입국 외국인 코로나19 생활격리시설로 지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영종주민들은 “해당 호텔은 주민 생활권과 밀접하고, 관광 상권 침체가 우려되니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복지부는 “격리시설은 안전하고, 이탈자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지난달 3일부터 운영을 강행했다.

영종 주민과 구읍뱃터 상인은 운영 이후 하루 2~3회 집회를 이어가며 철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격리자들이 창문 밖으로 침을 뱉고, 던진 담배꽁초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도에 그대로 떨어지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며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격리시설 입소자가 이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국적 20대 남성이 격리시설 입소 3시간만에 이탈해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까지 30분가량 구읍뱃터 일대를 돌아다닌 것이다. 복지부가 주민설명회에서 “이탈자는 절대 없을 것”이라 호언했던 약속이 깨진 것이다.

주민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분노했다. 이들은 “얼마나 관리가 허술하면 30분동안이나 이탈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거냐”며 복지부에 공식사과와 시설 철회를 요청했고, 이에 더해 침 등 비말이 인도에 그대로 투척되는 문제까지 다시 한번 불거졌다.

결국 지난 2일 영종총연 관계자와 상인회 등 6명은 복지부 관계자 4명과 협의테이블을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는 오는 9일까지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철회하지 않더라도 민관 합동 실태조사를 통해 관광 상권 침체 정도와 안전성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요한 영종총연 정책위원장은 이를 두고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협의안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정치권이 나서줘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한편, 복지부는 인도에 비말이 떨어지는 문제를 두고 1층에 차양막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곧바로 “차양막 설치 자체가 2차 감염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며 “구조적 해결 대신 보이는 문제만 때우고 말겠다는 식의 주먹구구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를 두고 “격리자들이 감염자는 아니지만,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창문 밖으로 침과 담배꽁초를 투척하는 행위는 충분히 위험 요소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 소재 호텔 건너편 격리시설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 소재 호텔 건너편 격리시설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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