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입소 3시간만에 편의점 등 30분간 배회
영종총연, “책임자 처벌하고 시설 철수해야”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외국인 입국자가 인천 영종도 격리시설 입소 3시간만에 이탈해 구읍뱃터 일대를 돌아다닌 사건이 발생했다. 영종주민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격리시설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외국인 입국자가 영종도 격리시설로 들어가고 있다. (제공 독자)
주민의 신고를 받은 외국인 입국자가 영종도 격리시설로 들어가고 있다. (제공 독자)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에 지정된 외국인 입국자 대상 임시생활시설(격리시설)에 지난 20일 오후 7시 입소한 한국계 미국인 20대 남성 A씨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이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 단기 체류 외국인은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증상이 없더라도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 격리하게 돼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0시께 9층에서 1층 로비로 내려갔다가 입구를 지키는 경찰에 걸려 다시 9층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A씨는 입실하지 않고 비상 계단을 이용해 다시 내려가 경찰이 배치된 곳을 피해 호텔에서 빠져나왔다.

A씨는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 전까지 편의점을 들르는 등 30분 가량 밖을 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A씨를 격리시설로 데려갔으며, 이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조치했다.

당시 A씨가 방문했던 편의점 관계자는 “A씨는 술 냄새를 풍기며 ‘내가 (격리시설) 입소자인데, 가장 늦게까지 영업하는 편의점이 어디냐’라고 물었다”며 “시설 관리가 어떻게 되고있길래, 격리자가 밖을 돌아다니는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격리자 A씨가 편의점 야외 벤치에 앉아있다.(제공 독자)
격리자 A씨가 편의점 야외 벤치에 앉아있다.(제공 독자)

이에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영종총연)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서 ‘격리자 이탈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보건복지부 주장은 결국 허위로 드러났다”며 지난 21일 시설관리 책임자와 면담을 요구했다.

이후 영종총연은 면담 자리에서 복지부의 공식사과와 책임자 처벌, 시설 철수 등을 요구했고 오늘(22일) 오후 4시까지 답변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영종총연과 구읍뱃터 상인회 등은 6월 초부터 임시생활시설 지정을 두고 철수를 요구하며 21일 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이들은 격리시설과 바로 붙어있는 인도에 격리자들이 던진 담배꽁초와 침 등이 그대로 떨어진다며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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