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천 마을공동체 운동, 언제부터 시작했나
[기획] 인천 마을공동체 운동, 언제부터 시작했나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9.2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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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마을공동체 만들기 활성화 방안
1.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 현황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편집자 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 갈등, 각종 지역 문제로 인해 지역공동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함께하는 삶의 시작점인 ‘마을’을 나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마을공동체 운동과 사업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마을공동체 운동을 지원하고있다. 인천에선 2013년 5월에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지원 조례’가 제정됐으며, 같은 해 12월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중간지원기관인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센터’도 설립됐다.

인천시뿐 아니라 10개 구ㆍ군 대다수도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마을공동체 운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4곳은 중간지원기관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은 인구 300만 명의 대도시인 인천의 주민들이 오랫동안 마을에 정주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주거환경과 역사ㆍ문화 등 마을의 고유성을 살려 공동체를 지속하게 하고 사람 중심의 마을이 되게 돕는다.

마을이 살아야 도시도 활기를 뛴다. <인천투데이>는 마을공동체에 시민 관심도를 높이고 참여를 넓히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연중기획 ‘마을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로 인천의 다양한 마을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천의 마을공동체 만들기 현황과 국내 다른 지역과 외국 사례를 살펴보고 인천의 마을공동체 운동과 사업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지난 1월 마을에서 나눠먹을 설맞이 음식 만들기를 하고 있는 서구 석남동 거북이마을 공유부엌 주민들.(제공·인천시)
지난 1월 마을에서 나눠먹을 설맞이 음식 만들기를 하고 있는 서구 석남동 거북이마을 공유부엌 주민들.(제공·인천시)

1987년 이후 작은 공동체 활동 성장
최근엔 공공 주도로 정책 생산ㆍ지원

인천의 마을공동체 활동 또는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인천발전연구원(현 인천연구원)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천시가 2013년 12월에 수립한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기본계획’을 보면, 인천의 마을공동체 활동은 ‘국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민간의 자생적 움직임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1970~80년대 이전부터 산업단지 등의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자치활동이 활발히 진행됐는데, 이 시기에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의 씨앗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도시빈민의 생존권과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집단적 활동이 동구 송림동을 비롯해 만석동과 송현동 일대, 북구(현 부평구와 계양구) 십정동ㆍ산곡동ㆍ효성동 일대에서 활발히 이뤄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환경운동과 함께, 1987년 6월 항쟁 이후 빈민지역 공부방ㆍ탁아소ㆍ진료소와 같은 작은 공동체 활동이 성장했다. 이들은 주민신문ㆍ마을잔치ㆍ어머니교실 등으로 마을 활동의 토대를 만들었다.

인천에서 최초로 마을공동체를 표방하고 활동한 곳은 연수구 청학동에 소재한 ‘마을과이웃(대표 윤종만)’이다. 이 마을공동체는 청학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할 때 과도한 개발부담금 부과를 반대하며 1998년 10월 결성한 ‘청학동 재산권 사수 주민대책위원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때 대책위원장이었던 윤종만 씨가 지금도 마을과이웃 대표를 맡고 있다.

주민들의 주거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 수인선 지하화를 위한 활동으로 이어졌고, 마을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설립, 마을학교 운영, 풀뿌리 주민자치 활동과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 등 마을공동체 활동을 21년째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단법인 형태의 마을공동체 활동조직이 생겨났고, 마을 내 공부방과 작은도서관, 먹거리 운동 등을 토대로 지역 특성에 따른 마을공동체 활동을 다양화했다.

또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주민자치센터 등을 기반으로 한 주민과 교류ㆍ친목 강화 활동도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주민 스스로 가꾸고 활력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주거환경 정비 활동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간 개선 활동이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발전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마을공동체 간 연계를 위한 ‘인천 마을만들기 네트워크’가 구성되기도 했다. 민간의 마을공동체 활동이 먼저 시작됐고, 최근에는 공공이 주도해 마을만들기 정책을 생산하고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최초로 마을공동체를 표방한 2001년 연수구 청학동의 나눔의 교실 준공식.(제공·마을과이웃)
최초로 마을공동체를 표방한 2001년 연수구 청학동의 나눔의 교실 준공식.(제공·마을과이웃)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가 담고 있는 것들

2013년 5월 제정한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조례’에서, ‘마을’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경제ㆍ문화ㆍ환경 등을 공유하는 공간적ㆍ사회적 범위를 말한다. ‘마을공동체’는 주민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 공동체로 명시했다.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지역 전통과 특성을 계승ㆍ발전시키고 지역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활용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이 조례는 주민자치 실현과 지역공동체 형성을 토대로 주민이 스스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조례의 기본 원칙은 ▲주민 간 긴밀한 관계 형성으로 마을공동체 회복 지향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주민이 주도 ▲주민과 마을의 개성 또는 문화 다양성 존중 ▲주민과 행정기관의 상호 신뢰와 협력으로 추진 등이다.

이 조례에 따라 인천시는 5년 단위로 지원센터 설치ㆍ운영, 행정협의회 구성ㆍ운영, 위원회 등 민관 협력체계 구성ㆍ운영, 효율적 지원 방향과 추진체계 등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해야한다. 2013년 12월에 제1차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니 지난해 말에 제2차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했지만, 아직 못하고 있다. 현재 제2차 기본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조례에 따른 지원 사업으로는 ▲주민 주도 마을종합발전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주거환경 과 공공시설개선 ▲마을기업ㆍ사회적기업ㆍ협동조합 육성 ▲마을환경 보전과 개선 ▲마을 문화ㆍ예술과 전통 계승ㆍ발전 ▲마을 일꾼 육성 활동 지원과 교육 ▲마을 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복지 증진 ▲마을공동체 만들기와 관련 단체ㆍ기관 지원 ▲마을 공동시설 개선 등이 있다.

지난 3월 박남춘 인천시장이 우수 마을공동체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제공·인천시)
지난 3월 박남춘 인천시장이 우수 마을공동체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제공·인천시)

지자체의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와 공모 사업

인천시는 2013년 12월 중간지원기관으로 설립한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운영을 민간에 위탁하고 있는데, 인천마을만들기네트워크에서 사단법인으로 변모한 ‘마을넷(초대 이사장 윤종만)’을 수탁 운영자로 선정했다.

지원센터의 역할은 ▲마을공동체를 운영하거나 운영하려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컨설팅 ▲인천지역 마을공동체 결속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ㆍ운영 ▲마을 만들기 계획 세우기 또는 기획안 공모 ▲원도심ㆍ저층주거지ㆍ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연구 ▲마을활동가 양성 등이다.

인천시는 2013년부터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3인 이상 주민모임이나 단체는 사업 내용을 작성해 신청할 수 있다. 공모 사업은 ▲마을공동체를 처음 구성해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형성 분야’ ▲공동체 활동 경험이 1년 이상 있는 주민모임이 신청하는 ‘마을공동체 활동 분야’ ▲구ㆍ군별로 마을활동가 한 명을 선정해 컨설팅과 공동체 발굴 등을 하는 ‘마을활동가 분야’ 등, 세 가지로 구성돼있다.

사업비는 모두 자치단체경상보조금으로 지급되며, 마을공동체 형성 분야는 단체 당 최고 300만 원, 마을공동체 활동 분야는 최고 600만 원, 마을활동가 분야는 최고 월 50만 원을 지원한다. 지원하는 공동체 숫자와 지원금은 해마다 조금씩 늘어 올해에는 74곳(중구2, 동구 2, 미추홀구 18, 연수구 14, 남동구 17, 부평 2, 계양 4, 서구 1, 강화 9)이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 마을활동가 분야에선 9명이 지원받는다. 올해 지원 사업예산은 8억6200만 원이다.

시는 매해 우수 마을공동체를 선정해 시상도 한다. 인천시교육청과 협업으로 학교 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마을공동체 ‘어울터’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한, 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확대했고, 공모 사업 참여 희망자 맞춤형 컨설팅 지원 강화, 마을단위 지역사업과 연계한 지원 기능도 신설했다.

인천시 공모 사업 외에도 구ㆍ군별로 공모 사업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 강화군을 제외한 9개 구ㆍ군에 관련 조례가 제정돼있다. 미추홀구와 부평구는 직접 운영하는 지원센터를 뒀고, 서구와 연수구는 지원센터 운영을 민간에 맡겼다.

최근 5년간 인천시 공모 사업에 216곳, 구ㆍ군 공모사업에 298곳 등, 총 514곳이 참여하며 마을공동체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