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주민들, ‘피해보상ㆍ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이 ‘서구와 마찬가지로 상수도 붉은 물(적수) 피해를 겪고 있음에도 박남춘 인천시장과 홍인성 중구청장이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ㆍ영종학부모연대ㆍ인쳔경제자유구역총연합회ㆍ영종초교학부모회ㆍ중산중학부모회는 5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에서 나오는 붉은 물로 영종지역 전체 학교가 급식을 중단하는 등 수돗물 재난사태가 발생했는데, 시와 중구가 의도적으로 사태 축소를 시도하고 서구와 차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5월 30일 풍납취수장이 정기점검을 위해 중단되면서 공천정수장에서 정수장 간 수계 전환으로 사태가 발생했고 영종지역 주민들의 피해도 심각하다”며 “지난 2일 오전부터 수돗물만 틀면 붉은 물이 쏟아지고 필터 오염물질이 육안으로 확인되는 등, 인터넷 지역커뮤니티 카페에는 피부병과 복통을 호소하는 사례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이 5일 인천시청에서 상수도 적수 사태와 관련 시장과 중구청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영종지역 주민이 커뮤니티 카페에 올린 수도 필터링 사진을 공개하면서 서구지역 적수 사태와 상관없다는 시와 상수도사업본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4일 오전 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붉은 물 사태로 인한 피해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반 구성, 학교급식 우선 조치와 미추홀참물 지원,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와 정수기 필터 교체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다만, 영종도와 계양구 등 서구 이외 지역에서 붉은 물이 발생하는 것은 이번 사안과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종 주민들은 시와 상수도사업본부의 4일 발표가 사태를 축소하고 의도적으로 차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같은 피해를 입고 있는 영종 주민들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었고 영종지역엔 피해 보상은커녕, 미추홀참물 한 병을 지원했다는 소식조차 없다”며 “피해 대책에서 왜 영종은 빠져 있으며, 심지어 이번 사태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발뺌하는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서 “이재현 서구청장은 직접 나서서 긴급대책반을 운영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 홍인성 중구청장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현장을 파악하고 각종 지원과 홍보방안을 총동원해야할 구청장이 어떤 대책도 강구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안일한 대응에 주민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는 2007년에 공촌정수장 가동을 중지하고 정수장 간 수계 전환을 하면서 영종도와 서구, 강화군 등에 적수와 출수불량 발생에 대비해 사전에 안내했다”며 “이번 혼란과 피해는 이런 안내를 하지 않은 시와 중구의 안일하고 무능한 행정이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영종 주민들은 ▲안일한 대응으로 주민 피해와 혼란을 초래한 박 시장과 홍 구청장의 공식 사과 ▲주민 피해 보상과 대책 방안 즉각 제시 ▲영종지역 학교의 원활한 급식을 위해 안전한 물 즉각 공급 ▲영종지역 민관합동조사반 구성과 공인기관의 정밀 수질 검사 ▲재난에 상응하는 행정조치 시행 등을 요구했다.

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선 서구 이외 지역에서 나오는 붉은 물은 이번 사안과 상관이 없다고 했다가 같은 날 오후에는 “공촌정수장을 사용하는 지역이 서구를 비롯해 영종과 계양도 포함돼 일시적으로 붉은 물 현상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현장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영종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시와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과학적인 수질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기에 마셔도 된다’는 답변 이외에는 공식적으로 답변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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