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까지도 주민 민원 이어져···상수도사업본부, “피해 복구 총력”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서구 일부 지역에서 5월 30일부터 발생한 수돗물 ‘적수(붉은 물)’ 현상이 3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질에 문제없다고 밝혀, 주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시와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5월 30일 오후 1시 30분께부터 오후 6시까지 서구 검암 ? 백석 ? 당하동 지역에 수도에서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붉은 물 때문에 초 ? 중 ? 고등학교 10곳에서 급식을 중단했고 주민들은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팔당취수장에서 수돗물 공급을 늘리는 수계 전환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 수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져 이물질이 수돗물에 유입된 것으로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상수도사업본부는 수질 검사 121건을 의뢰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아 수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라에서도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있었고 3일까지도 서구와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다.

인천 서구 주민들이 수도에서 붉은 물이 나온다며 서구 홈페이지와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 올린 사진들. 물티슈가 붉게 물들었고 붉은 알갱이들이 붙어 있다.

검단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주민은 국민청원에서 “지난 1일 아파트에서 물탱크 청소 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채수한 뒤 ‘수질 적합’이라는 판정서가 붙었다”라며 “2일까지도 물티슈만 갖다 대어도 여전히 붉은 물로 나타나는데 도대체 어떻게 적합이라고 하는지, 질병이라도 발생해야 재난 안내 문자를 돌리려는가. 중앙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서구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린 마전동 한 주민은 “붉은 물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이 복통을 호소하고 아이 중 한 명이 피부에 붉은 기포가 생기는 등,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샤워기와 정수기 필터 교체비용, 식수비용을 보상하고 신속하게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출산을 앞둔 임신부가 두드러기가 났다” “생수 구매와 필터 교체에만 10만 원이 넘게 들었다” “보일러 교체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욕이 나온다”는 등의 민원이 빗발쳤다.

민원이 빗발치자 상수도사업본부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구지역 수질 피해 해소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3일 오전 박남춘 시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소화전 추가 방류로 이물질 신속 제거와 직접 ? 간접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미추홀 참물’ 공급,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 지원 등 긴급 복구대책을 마련했다”며 “상수도사업본부장을 비롯한 가용 인력이 피해 지역 학교 ? 유치원 ? 공동주택 등을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서구지역에 발생한 수질 피해로 불편과 걱정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하며, 수돗물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신속한 복구에 총력을 기하겠다”고 한 뒤 “이번처럼 주민 혼란과 불안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대응 매뉴얼, 단수 또는 수계 전환에 따른 주민 사전 안내 매뉴얼, 수질 저하로 예상되는 주민 영향에 대한 사전 평가, 시와 군 ? 구 등 유관기관 간 협력 매뉴얼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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