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채팅방 인정했지만 “조언만 했다” 주장
학부모들 앞에선 원장이어야 가능한 발언해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아동학대 의심을 받는 인천 남동구 한 어린이집의 실질 원장으로 지목받고 있는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 남동구의회 의원이 당선 이후에도 교직원의 단체 채팅방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구의원은 채팅방에서 교직원들에게 “조언만 했다”고 다소 황당한 주장을 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에 있는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영상 화면 갈무리.

남동구의회 A의원은 13일 <인천투데이>와 만나 지난 10일 보도된 “인천 아동학대 어린이집, 실질 원장은 남동구의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A의원은 어린이집의 실질 원장이 자신이라는 피해 아동 학부모와 전 보육교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A의원은 “피해 아동 학부모가 CCTV(폐쇄회로텔레비전)을 보러왔을 때는 어린이집 원장이 자료를 한 번 봐달라고 요청을 해서 갔다가 우연히 만난 것”이라며 “침통해서 눈물을 흘린 것은 맞지만 사과를 한 사실이 없고, 운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있다는 말이 아니라 전 운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있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보육교사가 말한 교직원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누군가의 초대로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에 관여를 한 적은 없고 조언만 했다. 언니가 운영 중인 어린이집을 도와줬을 뿐이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붙어있다보니 학부모들이 원장을 헤깔려해서 그런 것”이라며 “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교사의 당시 여러 학대 정황을 들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의원은 자신의 주장과 관련한 어떤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애초 구의원 당선 후 손을 떼서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는데, 원장이 자료를 봐달라고 해서 어린이집을 찾았다가 우연히 피해 아동 학부모를 만났다는 것과 교직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계속 있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A의원은 피해 아동 학부모가 학부모들을 다 소집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는 자리에 참가해 오랫동안 발언을 했다. 당시 발언은 원장이 아니면 사실 상 하기 어려운 말들이다.

피해 아동 학부모에 따르면, 당시 A의원은 '어머니 말씀대로 해당 교사는 해임하도록 하겠다. 마음을 푸시고 용서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의 CCTV 제출 요구에) 가져가는 것은 상관없다. 그런데 그렇게(경찰 신고) 하면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폐쇄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라며 사실상 신고를 막으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피해 아동 학부모는 “학부모도 교사도 실질적으로 A의원을 다 원장이라고 불렀고 정황이 많음에도 본인은 왜 전혀 아니라고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정치인으로서 타격을 받을까봐 책임 회피하는 것 같은데,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실질적 원장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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