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함박마을 인구 중 절반 이상 고려인
고려인, 항일 운동 앞장섰던 동포들 후손
언어 장벽 극복할 한글 교육 확대 과제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재중앙아시아와 재러시아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하던 동포의 후손인 고려인들이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거주자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인구는 1만2800여명이며 이 중 이주민은 8300명으로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인 이주배경자녀들의 모습.(출처 인천고려인문화원)
고려인 이주배경자녀들의 모습.(출처 인천고려인문화원)

이주민 중 고려인은 함박마을 전체 인구 중 7000명으로 나타나 인구 절반 이상이 고려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등 과거 소비에트연방 지역에 거주하는 한민족 동포들의 후손을 의미한다.

19세기 말 많은 조선인이 조선 조정의 폭정, 기근을 피해 간도나 연해주로 건너갔다. 이후 베이징조약으로 연해주가 소련 영토가 되면서 한국계 러시아인의 역사가 시작됐다.

재러시아 동포들은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에 앞장섰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홍범도 장군, 유인석 장군, 최재형 지사, 김알렉산드라 등이다. 이들은 일제에 맞서며 러시아인민정부를 도왔다.

그러나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은 1937년 연해주 동포들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고,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일부는 소련 해체 후 연해주로 돌아왔다.

이들의 3~4대 후손이 현재 함박마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려인이다. 함박마을은 남동국가산업단지와 가깝고 비교적 인천 내에서 집값이나 거주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고려인이 모여 살고 있다.

특히 인천은 한국 이민사가 시작된 도시(여권발급 기준)라는 점을 근거로 지난해 6월 재외동포청을 유치한 바 있어 이들과 관계가 깊다.

다만, 인천 내 이주민이 생활을 영위하는 지역인 함박마을이나 남동공단엔 한글학교가 부족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이주민(고려인)과 선주민 사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있다.

실제 함박마을 일원에 까리따쓰 이주민문화센터와 남동구 등 지자체가 진행하는 한국어 교육도 있지만, 이주민 비율이 높아 수업이 부족하다. 또한, 한국어를 못하는 것을 크게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아 교육을 받지 않는 이주민도 있다.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한글과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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