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주먹'으로 불린 사나이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108년 전인 1916년 2월 29일 주먹 하나로 일제강점기 혼란했던 야인시대에 이름을 알린 ‘시라소니’ 이성순(1916~1983, 향년 66세)이 태어났다.

시라소니 이성순은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으로 부농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싸움으로 동네 골목대장 노릇을 해 일제 순사의 감시를 받았다.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시리소니(배우 조상구) (사진제공 )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시리소니(배우 조상구) (사진제공 SBS 드라마 야인시대)

이후 이씨는 1932년부터 세관원의 눈을 피해 달리는 열차에 빠르게 올라타고 내려야 하는 밀무역에 뛰어든다.

그는 밀무역을 하던 시절 한 번은 달리는 열차에 오르려다 떨어질 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이때부터 ‘시라소니’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시라소니는 북한말로 ‘못나거나 혼자 뒤떨어지는 사람'을 뜻한다.

이씨가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조직폭력배 두목인 박두성(생물년도미상)을 이긴 것이다.

박두성은 당시 이북지역에서 가장 악명 높은 조직폭력배 두목이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중국으로 넘어가 여러 조직폭력배와 싸움을 하며 무용담을 이어갔다.

이씨는 180cm에 이르는 키에 다부진 체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체구에 비해 움직임이 매우 날렵했다. 그의 싸우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상대방이 쓰러지는 것만 보였다”라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였다.

이씨의 싸움과 관련한 일화 중 하나로, 그가 한 골목길을 지나가던 중 불량 고등학생 10명이 그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이 일어났는데, 학생 10명을 모두 제압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흔히 말하는 조직폭력배나 정치깡패와는 달랐다. 이씨는 주먹을 내질러야 할 때와 내지르지 말아야 할 때를 알았다.

이씨는 많은 싸움을 하고 다녔지만, 전과 기록이 없었고 본인 스스로도 이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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