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모 경인방송 전 대표 인터뷰 ① 방송법 위반 주주 간 이면 계약서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이기우 전 재능대 총장이 경인방송 대표로 선임되면서 겉으로는 경인방송 경영이 정상화된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만 대표가 네 번이나 교체될 정도로 주주 간 비밀계약서로 인한 경인방송 분란은 커지고 있다.”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이사직무대행은 지난 8일 <인천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경인방송 주주 간 분란을 이같이 설명했다.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직무대행은 지난 2020년 제8대 인천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12월 경인방송 경영본부장을 맡아 일했고, 지난해 9월 강효상 대표이사가 사임하자 경인방송 공동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인천투데이>는 경인방송 사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원모 경인방송 전 대표를 만나 경인방송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기자말>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

“경인방송, 공공기관 성격 있어...경영 정상화 해야”

강 전 대표는 경인방송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공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경인방송을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인터뷰를 하게됐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경인방송은 사기업이지만 정부 허가를 받고 운영되는 지상파 방송사”라며 “지역사회에서 공론의 기능을 담당하는 방송사인 만큼 주주 간 분쟁으로 인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인방송 매출액은 2022년 기준 72억이다. 이 중 공공기관 광고비가 약 35억원으로 매출액의 50%가 공공 성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분쟁이 빨리 해결되길 바라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송사가 정신 안 차리면 시민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인방송, 비밀 계약으로 지난해만 대표가 네 번 교체”

강 전 대표는 경인방송이 조동성, 권혁철, 민천기 등 주요주주 3명의 갈등으로 지난해만 대표가 네 번 교체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주주총회는 3번 열렸으며 이사회는 7번이 개최됐다”고 한 뒤 “이 모든 회의가 방송사 발전과 사업의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임원 선임과 해임 또는 교체를 위한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강 전 대표는 “외견상으로 지난해 11월 이기우 전 재능대 총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정상화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주주 세 명이 맺은 비밀계약서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 경인방송 분란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

“비밀계약서 상 주식을 마음대로 팔 수 없다는 조항 있어”

강 전 대표는 2021년 조동성 이사와 권혁철 이사, 민천기 이사가 경인방송을 인수할 당시 작성한 비밀계약서에 주식을 마음대로 팔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대표는 “경인방송 주주총회 자료를 살펴 보면 대주주는 조동성(서울미래포럼·서울앵커호텔)이사와 민천기 이사”라며 “하지만 비밀계약서를 보면 권혁철 이사가 16%를 소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초 권혁철과 조동성이 경인방송 인수를 주도했고, 권혁철 측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민천기씨를 끌어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 후 처음엔 별로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22년 말 조동성 이사와 권혁철 이사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주주 간 작성한 비밀 계약서가 서로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주주간 비밀계약서를 보면, 세 주요주주는 경인방송을 인수하며 공동 경영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동 경영이 파기된 상태로 세 주요주주의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는 게 강 전 대표의 지적이다. 

강 전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이들 3명이 헤어질 수 조차 없다는 것"이라며 "원인은 반드시 상대방에 동의를 얻고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조항때문이다. 심지어 주식을 동의없이 팔면 위반하면 세 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조항으로 인해 세 사람은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질 수 없다”며 “이 것이 경인방송 분란의  계기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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