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용지 1/3 수익용지로 변경 없던 일로
영종주민단체 “공모 참여할 학교 없단 경제청 주장 사실무근”
영국 킹스칼리지스쿨, 경제청에 영종국제학교 설립의사 타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에 유치 예정인 국제학교 용지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학교용지 축소가 개발사업자에게 특혜 제공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원안대로 국제학교를 유치해야 한다는 영종지역 주민단체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국제학교 유치 대상지.(자료제공 인천경제청)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국제학교 유치 대상지.(자료제공 인천경제청)

인천경제청은 8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현재 추진 중인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유치·설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종주민과 사업 참여 희망자,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법령 검토 등을 거쳐 신중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미단시티 토지 소유자인 iH인천도시공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단시티 내 국제학교 용지 필지 3개(10만1605㎡, 약 3만평)의 사업추진방안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은 필지 1개(3만2458㎡, 약 1만평) 이상을 수익용지로 전환하고, 학교용지는 2개(약 6만9147㎡, 약 2만평)로 축소 공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나치게 넓은 학교용지를 감당할 수 있는 국제학교가 없다는 이유였다. 학교를 먼저 유치하는 게 아니라 개발사업자를 먼저 선정한 뒤 개발이익금으로 건설비를 충당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를 비롯한 주민들은 반대했다.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 시 명문학교 참여가 제한되며,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 시 특혜 제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또한 초·중·고 학생 모두가 다니는 국제학교 면적을 기존 3만평에서 2만평으로 축소하면, 기숙사형 학교를 운영할 수 없고 협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도 4개 국제학교는 모두 3~4만평 이상이고, 해외는 10만평 규모도 있다는 게 영종총연 주장이다.

송도국제도시 소재 미국 채드윅국제학교의 경우 7만1405㎡(약 2만2000평)으로 기숙사가 없고, 운동장이 하나뿐이다. 이에 채드윅국제학교는 추가 용지를 요구한 바 있다.

영종총연은 3만평을 감당할 국제학교가 없다는 인천경제청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영국 킹스칼리지스쿨은 지난해 12월 영종에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밝히고, 자금조달 계획과 학생유치 방안, 영종지역 상생과 지역학생 장학제도 운영방안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인천경제청 발표에 영종주민들은 지역과 국제학교가 상생할 수 있는 결정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수현 영종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기존에 기획했던 필지 3개를 그대로 ‘선 학교 유치’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신설될 국제학교는 영종지역 학생에게 우선입학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학생 장학혜택을 주는 등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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