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감독 해임 뒤 감독 선임 과정 ‘논란’
2차 드래프트 ‘23년 간판선수’ 김강민 타팀 이적
인천SSG “지난 28일 사의 표명했고, 구단 수용”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프로야구 인천구단에서만 23년을 뛰는 동안 한국시리즈 5회 우승에 기여하고,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김강민 선수가 인천SSG를 떠나게 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파문이 일자 인천SSG는 '김강민 선수와 은퇴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인천이 성난 야구팬 민심을 더 끓어 올랐다.

그러자 SSG는 김강민 선수의 한화 이적에 대한 책임으로 김성용 단장의 보직을 해임하고 최근 R&D센터장으로 옮겼다. 그럼에도 등돌린 팬심은 돌아설 기미가 안 보이고, 비난 여론은 더 확산하자 김성용(53) 전 인천SSG랜더스 단장이 결국 팀을 완전히 떠나기로 했다.

29일 인천SSG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단장은 지난 28일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김 전 단장의 사임에 대해서도 인천 야구 팬들은 '꼬리자르기'에 해당한다며 여전히 싸늘한 반응이다. 

인천SSG는 올해 NC다이노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를 내리 패하며 탈락한 뒤 팀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구단은 세대교체를 이유로 지난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최초 통합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내내 1위 자리르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우승)를 이끈 김원형(51) 감독을 재계약 1년 만에 교체했다.

김 전 감독 해임 배경으로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후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감독 내정설’ 등 잡음이 발생했고, 감독 후보 면접자 명단까지 노출되며 프런트 책임론이 대두됐다.

인천SSG 전신 SK와이번스에서 데뷔해 2000년대 후반 인천야구 왕조를 세운 주역으로 꼽히는 인천 연고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 김강민을 KBO 2차 드래프트로 한화를 보낸 것이 결정타였다.

김강민은 200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인천SK에 입단해 23년 동안 한 구단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지난해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 MVP를 받았다. 영구결번 후보에 오르는 인천 야구의 살아 있는 레전드로 꼽힌다.

그런데 2차 드래프트 당시 인천SSG는 보호선수 35인 명단을 작성하며, 김강민과 은퇴를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구단은 은퇴 경기와 향후 진로 등을 제안했지만, 선수의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결국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했고, 한화이글스가 김강민을 지정하며 팀을 떠나게 됐다. 이를 두고, 인천 팬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 명단엔 포함했어야 했다’, ‘이런 팀에 애정을 갖고 뛸 선수가 있겠는가' 등 아쉬음을 보였다.

같은 팀에서 뛴 선수들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쉬움을 표했고,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다른 팀들에 은퇴 조율 사실을 전혀 고지 하지 않은 것과 한화의 지명 후 김강민을 만나 은퇴를 권유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결국 인천SSG는 지난 25일 “최근 감독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장으로 보직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며 결국 김 전 단장이 팀을 완전히 떠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인천SSG 관계자는 “김 전 단장은 지난 28일 구단에 자진사퇴 의견을 전달했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며 “구단은 빠른 시간 내에 객관적 인선 기준을 마련해 후보군을 선정한 뒤 신규 단장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