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수비 자원 한채진, 김아름 이탈
센터 김태연 부재로 골밑 대량 실점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한국 여자프로농구리그(WKBL) 인천 신한은행에스버드가 6연패를 기록했다.

인천 신한에스버드는 지난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용인 삼성생명블루밍스와 경기에서 59대 78로 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선수단 (사진제공 WKBL)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선수단 (사진제공 WKBL)

두 팀은 지난 13일에도 맞붙었다. 당시 연장전까지 가서 승패를 정할 만큼 신한에스버드는 삼성생명을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근성을 보여줬지만 이번 경기에선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신한에스버드는 지난 시즌인 2022-2023 시즌에 리그 전적 16승 14패로 승률 52%를 달성해 4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불과 한 시즌 만에 리그 ‘꼴찌’팀으로 추락했다.

핵심 수비수 이탈, 180도 바뀐 팀 수비력

올 시즌 신한에스버드의 공격력만 놓고 보면 전혀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경기당 주요 공격 부문 기록을 살펴보면 팀 평균 득점 69점으로 2위, 팀 평균 어시스트 18개로 3위, 팀 평균 3점 슛과 2점 슛 각각 7개와 19.5개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신한에스버드의 가장 큰 변화 지표는 수비에 있다. 직전 시즌엔 개막 이후 6경기 평균 실점 69.5점을 기록하며 3승3패를 거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평균 실점 82.7점을 기록 중이다. 이 수치는 올 시즌 리그 최다 실점에 해당한다.

한채진 은퇴식 (사진제공 WKBL)
한채진 은퇴식 (사진제공 WKBL)

이렇게 수비 지표에 변화가 생긴 데에는 직전 시즌 팀에서 은퇴한 한채진(39,포워드)의 이탈을 꼽을 수 있다. 한채진은 우수수비수상과 스틸왕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수비수였다. 개인수비 뿐만 아니라 팀 수비를 진두지휘하며 심장역할을 하던 한채진이 은퇴하자 신한에스버드 팀 수비는 조직력을 잃었다.

김아름(29, 포워드)의 부재도 뼈아프다. 코트에서 높은 수비 활동량을 가져가며 궂은일을 도맡아하던 김아름이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며 내년 1~2월은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 수비 핵심 자원 2명을 잃은 신한에스버드의 수비는 좀처럼 단단해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센터 포지션의 부재 역시 문제로 꼽힌다. 주전 센터인 김태연(27)이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결장(4경기)하자 신한에스버드 라인업의 높이는 자연스레 낮아졌고, 이는 골밑 경쟁력 약화를 불렀다.

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두 번 있었다. 지난 8일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전과 19일 부천 하나원큐 전이다. 이 두 팀은 박지수(25, KB스타즈)와 양인영(28, 부천 하나원큐)이라는 리그에서 뛰어난 센터를 보유한 팀이다.

신한에스버드는 KB스타즈 전에서 골밑에서만 52점을 헌납했다. KB스타즈는 신한에스버드의 골밑에서 슛 41개를 던져 26개를 림에 넣는 데 성공(62%)했다. 이는 전체 득점 82점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자유투와 외곽슛 3개를 제외하면 모든 득점은 골밑에서 발생했다.

신한에스버드 골밑을 이렇게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확실한 5번(센터) 포지션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이날 경기에서 30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한에스버드 골밑을 휘저었다. 센터의 부재를 겪는 신한에스버드는 신장 198cm를 자랑하는 박지수를 제어할 수 없었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선수단 (WKBL)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선수단 (WKBL)

신한에스버드는 부천 하나원큐 전에서도 대량 골밑 실점을 했다. 부천 하나원큐는 신한에스버드의 골밑에서 33개 중 24개를 득점으로 연결(73% 성공률)했다. 특히 양인영이 10득점·7리바운드·4어시스트·3블록슛을 기록하며 공수양면으로 신한에스버드를 괴롭혔다.

신한에스버드가 연패를 끊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상 중인 선수들의 복귀가 시급하다. 특히 센터 포지션의 부재로 골밑을 전혀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높이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김태연과 팀 수비 전력을 올려줄 수 있는 김아름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수비 개선 여지는 남아있다.

한편, 신한에스버드는 오는 30일, 청주체육관에서 KB스타즈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