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경찰서, 오전 8시 병력 투입 … 시민사회, 규탄 기자회견 열어

콜트악기와 콜텍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2180일 넘게 농성해온 부평공장에서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삼산경찰서는 5일 오전 8시께 콜트악기 부평공장(갈산1동 소재)에 경찰 100여명을 투입해 농성을 벌이던 전국금속노동조합 콜트악기지회 방종운 지회장과 이동호 사무국장을 비롯해 시민단체 관계자, 예술인 등 13명을 연행했다.

농성자들은 건물 2층에서 사무실 문을 잠그고 버텼지만, 도끼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에 의해 20여분 만에 모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콜텍지회 조합원 임재춘씨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연행자들을 삼산ㆍ부평ㆍ계양ㆍ서부경찰서로 나눠 이송해 건물 침입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부평공장을 매입한 건물주 ㄱ씨가 건조물 침입 혐의로 노조 조합원들을 고소해, 농성을 강제 해산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연행과 관련, 전국금속노조와 인천지역연대, ‘콜트ㆍ콜텍 기타노동자들과 함께하는 공동행동’ 등은 오후 2시 인천지방경찰청 앞에서 ‘콜트ㆍ콜텍 기타노동자의 집 농성자 폭력 침탈과 강제 연행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강제 연행한 것은 콜트ㆍ콜텍의 악덕 자본가인 박영호 대표의 이익만을 비호하는 공권력 남용임을 스스로 자임하는 폭거이자 군부독재시대와 다름없는 진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조합원이 심하게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농성자들이 뛰어내릴 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층 농성자 연행 과정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강제 연행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십억원의 흑자 기업에서 부당하게 정리해고 돼 7년 동안 투쟁해온 노동자들을 아무 통보 없이 용역업체 직원들과 함께 침탈해 끌어낸 데 이어 노조 업무를 방해하고 노조 물품과 문화예술품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도 모자라 다시 강제 연행한 인천지방경찰청에 대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분노하고 규탄한다”며 “연행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상습적인 노조 탄압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박영호 대표를 구속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장 폐업과 위장 매매 의혹을 받고 있고, 석면 검출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건물 철거를 묵인하는 경찰은 천민자본을 비호하는 공권력으로 각인될 것”이라며 “다시 굳건하게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7일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트악기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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