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항공자유화 하이난·산둥 지역 국한 한계
인천공항 연 1억명 수용 앞둬 노선 다양화 도움
항공 경쟁력·정시성 확보 MRO 적기 개장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그동안 침체된 중국 항공노선 운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인천국제공항 발전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현재 한국과 중국의 산둥성·하이난성에 국한 돼 있는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 Agreement) 적용 지역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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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원격탑승교 전경사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원격탑승교 전경사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한국 문화관광부)는 한국·미국·일본을 포함해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관광 재개는 중국이 지난 2017년 3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한한령’으로 한국 관광을 금지한 지 6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은 지난 1월과 3월에도 두차례에 걸쳐 60개국에 자국민 단체 관광을 허용했지만 그동안 한국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사드 보복 사태 이전인 2016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관광객은 807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 417만명으로 반토막 났다. 이후 2019년 602만명까지 반등했으나, 2020년 69만명, 2021년 17만명, 2022년 23만명 등을 기록했다.

인천공항 슬롯 중국노선 23% 차지... 중국 항공수요 기대감 높아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중국의 제로코로나가 해제되면서 한중 국제선 항공편을 주당 100회로 증편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이 올해 동계기간 확보한 슬롯 19만3163회 중 중국노선은 4만4019회(22.7%)로 배정해 단일국가 중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도 중국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중국인 단체관광 규제가 지속되면서 한중 항공노선은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일부 중국노선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후 다시 중국 관광객들의 복귀가 예상되면서 항공업계는 다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노선은 한중 항공협장에 따라 운수권을 보유한 항공사만 운항할 수 있다. 따라서 운수권이 없거나 적은 LCC(저비용항공사)보다는 중국 소도시까지 취항을 하는 대형항공사(FSC)가 더 많은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노선 수요가 부족한 이유로 일본과 동남아에 치중했던 LCC들도 중국 노선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LCC 중 중국 운수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제주항공은 제주~마카오 노선에 이은 두번째 제주발 국제 정기노선 제주~베이징 노선을 주 3회 일정으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7월 청주~연길(중국)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진에어는 하반기 제주~중국 시안 노선 재운항 검토에 들어갔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한중 항공자유화협정 17년째 그대로... 노선확대 시급

중국노선 확대와 인천국제공항의 여객 유치를 위해서 우선 한중 항공자유화협정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항공자유화는 항공기가 취항하는 당사국 간 영공 통행이나 운수권, 노선, 비행편수 등에 자유도를 결정하는 나라 간 항공협정이다. 나라 간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되면 해당 국가 항공사에 적용되며, 자유화 단계는 1~9단계까지 있다.

현재 한중 항공자유화협정은 중국 내 하이난·산둥 지역에 한해 3·4자유 단계로 운영 중이다. 각 지역에서 승객과 화물을 싣고 상대국으로 수송할 수 있는 단계이다.

한국과 중국이 항공회담을 열어 항공자유화협정 적용 지역을 중국 랴오닝성·지린성·저장성·후난성·산시성으로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중부와 서부까지 확대하면 한중 항공수요도 덩달아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일례로 한국과 중국 산둥성은 2006년 6월 항공자유화협정을 했다. 이 항공자유화협정 효과를 보면 항공자유화협정 이전인 2006년 6월 92회에서 2016년 6월 기준 227회로 늘어났다.

오는 2024년 12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여객 1억600만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에 걸맞게 항공노선을 다양화하고, 여객을 유치하려면 한중 항공자유화 확대가 수반돼야 한다.

코로나 이후 항공수요 증가에 항공편 지연·결항률 폭증

이렇게 되면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항공정비(MRO)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 올해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항공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정비로 인한 인천공항 항공편 지연·결항이 폭증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인천공항 항공기 운항편수 12만175대 중 정비로 인한 지연·결항편은 총 750대(0.62%)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전체 기준 0.32%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운 비율이다. 당시 운항횟수 39만8815편 중 1272대가 지연 또는 결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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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천공항 배후에는 MRO단지 조성사업이 한창인데, 이를 적기에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오는 2025년이면 미국 아틀라스항공과 이스라엘 항공기 개조 국영기업 IAI의 정비시설이 공항에 들어선다. 대한항공의 부천 소재 원동기정비공장(엔진정비공장) 또한 공항 인근 운북동에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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