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현 인천의료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인터뷰
"간암 환자 70% 이상이 '보균자', 지속 검사필요"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최선두에서 환자 치료에 앞장섰던 인천의료원은 확진자 발생 40일 만에 병상을 가장 먼저 비우고,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책임졌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던 인천의료원은 시민들에게 제공했던 공공의료 서비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6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되면서, 인천의료원은 일반환자 진료를 재개했다. 그러나 2년 넘게 인천의료원을 이용할 수 없었던 일반환자들은 쉽사리 오지 못하고 있다. 

보건의료는 생명과 직결된 만큼 공공성을 띠고 있다. 모든 국민이 필요할 때 적합한 치료를 받기 위해선 인천의료원 등 공공의료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인천투데이>는 인천의료원의 진료 활성화를 위해 진료과 전문의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시민들에게 유용한 건강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대다수의 사람들이 B형 간염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알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간암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B형 간염 감염자는 세계 3억명 가량 있는 만큼,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18년 기준 B형간염 진료환자는 약 38만6000명에 이른다. 따라서 B형 간염이 어떤 질병인지 이해하고, 증상이 있을 경우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석창현 인천의료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석 전문의와 일문일답이다.

석창현 인천의료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석창현 인천의료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B형 간염, 왜 중요한가.

한국의 만성 간염 환자나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이상은 B형 간염 양성이며, 간암 환자의 70% 이상에서 B형 간염이 검출된다.

종종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B형 간염 검사를 받지 않은 채 황달, 복통, 복수 등 증상으로 간암 등 질환을 진단 받는 경우가 있다. 본인이 B형 간염이 있는 데도 알지 못한 채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따라서 이전에 엄마 또는 외할머니 등 외가에 B형 간염 환자가 있는 경우나 본인이 B형 간염 보균 상태라고 들은 적이 있다면, 본인의 상태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치료가 필요한지, 치료는 필요 없지만 주기적인 감시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 증상이란 어떤 건지 설명해달라.

대부분 만성 B형 간염은 수직감염으로 감염된다. 수직감염이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산모에게서 아기로 병원체가 직접 감염되는 것이다.

B형 간염 상태는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 등을 거쳐 크게 3개로 나눈다. 만성 B형 간염 면역관용기와 면역활동기, 면역비활동기 등이다.

문제는 이 상태의 단계가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감시 검사를 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 어떻게 치료할 수 있나.

검사를 거쳐 만성 B형 간염 면역활동기로 결론이 나거나, 간경화를 동반하는 경우에 간수치와 B형 간염 DNA 수치를 기준으로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약제 4가지(바라크루드, 비리어드, 베믈리디, 베시보) 중 하나를 선택해 치료를 시작한다.

하루에 한번 1정 또는 2정의 약제를 복용하며, 현재 처방 가능한 약제 4가지 중 일정 기간 치료 후 중단이 가능한 약은 없다. 대부분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나 간암, 예방이 가능한가.

만성 B형 간염에서 약물 치료를 한다고 해서 간경화로 진행되거나, 간암이 절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경우 간경화를 억제하고,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며, 간암 발생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증명된 바 있다. 따라서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통상 ‘6주기’로 감시 검사할 것을 권고한다. 한국 건강보험공단 건강 검진에 간암 검진도 포함된 만큼, 40세 이상 B형 간염 양성인 사람은 간암 검진 대상이 된다.

1년에 2회(전반기, 후반기 각 1회) 간초음파와 간암표지자 검사를 할 수 있다. 본인이 간암 검진 대상이면 반드시 검진을 받고, 검진 외에 필요한 검사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잠재적 B형 간염 환자들과, 실제 환자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처음 수련을 받을 때, 간암 판정을 받은 17살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엄마도 간암 환자였고 아이도 그랬다. 젊고 건강했다고 해서 B형 간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어려서부터 항상 지속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의사들도 B형 감염을 제대로 몰라 설명하지 못했으나, 요즘엔 관련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약물치료도 많이 발전했다.

B형 간염 형태는 계속 변하고 어느 순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꾸준한 감시가 이어져야 나중에 이로 인한 간경화나 합병증 등을 막을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시점에 꼭 병원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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