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지키던 함정 등 114척 인천내항 대피
연평도항 1000톤급 이상 정박 불가 확장 시급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인천 해역 선박들이 대거 피항 중이다. 해군·해경 함정도 피항하기에 서해 북방한계선에 안보 공백이 발생한다.

태풍 북상에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연평도를 지키는 해군과 해경 함정들은 연평도항이 협소해 인천내항으로 대피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강한 태풍이 올 때마다 연평도항 인프라 부족으로 안보에 구멍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해역방어사령부 27전대 해상기동훈련 모습. (사진출처 대한민국 해군 페이스북)
인천해역방어사령부 27전대 해상기동훈련 모습. (사진출처 대한민국 해군 페이스북)

인천이 태풍 카눈 영향권에 접어든 10일 오후 현재, 인천내항에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 군함 60척과 해양경찰 함정 54척이 정박 중이다.

해당 함정들은 서해상 곳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가까운 인천내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연평도 해역을 지키는 해군·해경 함정들도 포함됐다.

연평도항 항만시설이 협소해 1000톤급 이상은 정박할 수 없어 군함 정박은 꿈도 못꾼다. 이로 인해 태풍 때마다 연평도 바다를 지키는 함정들은 다른 정박지로 대피하기 일쑤다. 서해 접경지역의 안보에 구멍이 발생하는 셈이다.

연평도항은 수심이 얕아 여객선이 매번 물때에 맞춰 접안해야 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이 때문에 정해진 배 시간이 없다. 이토록 시설이 열악한 국내 연안여객부두는 연평도가 유일하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정부는 5000톤급 선박 정박과 영해관리, 정주여건 개선 등을 위해 연평도항을 국가관리어항으로 지정했다. 이를 위해 연평도신항 건설이 추진됐지만, 정작 투자는 이뤄지지 않아 10년 넘게 상황은 그대로다.

연평항은 연평도 포격 사건과 같은 국지전 대비와 불법 중국어선 단속 등의 작전을 최선두에서 책임지는 곳이다. 그런데 해군·해경 함정들을 감당할 계류시설이 없어 늘 바다에 떠 있어야 한다. 해군 합정은 보급을 위해 물 때에 맞춰 월 2회 접안할 뿐이다.

이에 해수부는 ‘국가 연안항 기본계획’에 따라 지난 2021년 6월 연평도신항 공사를 착공했다. 당초 2023년 1월에 완공하겠다고 했지만, 개항 시기는 여전히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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