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인천시 1년 평가 토론회 ‘평화’
“평화조직 축소 평화경제특구 대응 늦어”
“힘에 의한 평화, 인천 발전에 도움 안 돼”
"뉴홍콩시티 성공하려면 평화 담보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민선8기 인천시는 노르망디상륙작전을 본떠 인천상륙작전을 국제행사로 만들겠다 한다. 하지만, 사업 내용에 전쟁의 참상을 알려고,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은 거의 없고 승전과 안보, 호국의 필요성만 담겨있다. 인천의 미래발전에 긍정적일지 의문이며, 민선 8기의 중점 공약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이성재 6.15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10일 YMCA인천회관에서 열린 ‘민선 8기 인천시정부 1년 평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인천YMCA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6.15인천본부 등이 공동주최했다.

인천YMCA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6.15인천본부 공동주최로 10일 ‘민선 8기 인천시정부 1년 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인천YMCA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6.15인천본부 공동주최로 10일 ‘민선 8기 인천시정부 1년 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은 ▲제물포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협치와 소통 ▲주민참여예산 ▲환경 ▲이음카드 ▲평화 ▲사회복지 ▲여성 등 주제로 진행됐다.

평화를 주제로 발표한 이성재 6.15공동선언실천 인천본부 공동대표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윤석열 정부와 민선 8기 인천시의 평화정책이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조직을 대폭 축소한 정부처럼 인천시 남북교류협력 사업부서에 대한 구조조정을 비판한 것이다.

지난 민선 7기 당시 팀 3개 16명으로 이뤄진 남북교류협력담당관실은 현재 정책기획실 산하 남북평화팀 4명으로 축소됐다. 예산도 마찬가지이며, 탈북민 지원사업 외에는 별다른 사업이 없다.

이성재 6.15인천본부 대표는 이 때문에 17년 만에 올해 상반기 국회를 통과한 평화경제특구법에 대한 대응도 인천의 경우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 통과에 따라 평화경제특구는 국토부와 통일부가 공동으로 지정한다. 특구로 지정되면 산업단지나 관광특구롤 조성할 수 있다. 입주기업은 세금과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강원도 등 접경지역 지자체는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노력이 한창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강화 교동평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접경지역 발전계획’에서 빠져 폐기될 수순을 밟고 있다.

“남북정세 불안한데 평화경제특구·뉴홍콩시티 되겠나”

이성재 대표는 “평화경제특구든 민선 8기 중점 공약인 뉴홍콩시티든 평화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인천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인천을 홍콩을 대체할 아시아 금융허브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으로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의 공약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 결과, 홍콩에 진출한 한국기업 34개 중 88%가 홍콩의 대체지로 싱가포르를 꼽은 바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지난해 국내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돌파한 반면, 인천만 1년 만에 30% 넘게 감소한 사실을 거론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해평화에 대한 우려가 한몫 했을 거란 주장이다.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승전 논리 ‘인천상륙작전 기념’ 동북아 평화 도움 안돼”

또한 이 대표는 민선8기 인천시의 평화통일 정책을 두고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표현했다. 평화에 대한 성찰 없이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태도가 인천의 도시외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인천시는 올해 예산 27억원을 투입해 인천상륙작전 관광상품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당 사업에는 ‘힘에 의한 평화’만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노르망디상륙작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노르망디는 당시 폭격으로 부서진 주요 건물을 그대로 보존해 역사 교훈의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시 민간인들이 누가 어떻게 숨졌는지 일일이 기록하고 있지만 인천상륙작전은 기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1988년 개관한 프랑스 노르망디 ‘깡(Caen) 기념관’은 이른바 평화기념관으로 불린다. 이는 승전의 기록이 아니라 그날의 비극적인 참상을 고발하고, 전쟁의 원인과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며 평화를 기약하는 곳이기 때문이다”라며 “반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압도적인 승리라는 선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대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화 사업이 자칫 남북 교류와 평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남북관계는 대결보다 평화를, 대립보다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승전논리를 강화하면 인천의 평화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