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인재 육성 못해 해사법원 유치해도 걱정
흔한 해양경찰학과 없어 해양대학 설립 필요
수도권 규제와 타 지역 반발 현실적 어려움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은 해양항만도시를 자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도 인천에 있다. 하지만 해양대학 같이 해양분야와 해운분야, 해양행정, 경찰행정 등 전문 인재를 길러낼 고등교육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인천시와 시민사회단체가 노력 중인 해사전문법원 유치를 이뤄내도 지역의 장점은 살리지 못한 채 적합한 인재를 배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해양경찰청(청장 김종욱)은 지난 26일 해양경찰학과 신설을 추진하는 부산 소재 동명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양 전문인재 양성과 학술교류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청장 김종욱)은 지난 26일 해양경찰학과 신설을 추진하는 부산 소재 동명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양 전문인재 양성과 학술교류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청장 김종욱)은 지난 26일 해양경찰학과 신설을 추진하는 부산 소재 동명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양 전문인재 양성과 학술교류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해양경찰청)

이 같은 협력 사례는 인천지역 대학 중에선 찾아볼 수 없다. 인천에는 해양경찰과 같은 해양행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없다. 해양경찰청은 인천에 있다는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에는 부경대·영산대·한국해양대에 이어 동명대까지 해양경찰학과가 4개나 된다. 이외에도 강원 가톨릭관동대, 충남 한서대, 전북 군산대, 전남 목포해양대·전남대, 경남 경상국립대, 제주 제주대 등에 이어 내륙인 대전 충남대에도 조차 해양안보학과가 있다.

물론 인천에도 해양 관련 학과는 있다. 하지만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와 해양과학과, 인천대 해양학과가 전부다. 인구 300만 해양항만도시를 자부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볼 수 있다.

인천 해양·해사고 출신 타 지역 진학 인재유출

인천에는 해양 관련 고등학교가 2개(인천해양과학고·인천해사고) 있다. 하지만 졸업생들을 위한 해양대학은 없다. 이는 해양항만 도시인 인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엔 국립해양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고, 항만업계와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해사법원을 유치하자고 외친다. 그런데 인천에 해양 인재를 육성할 학과조차 없는 현실이다.

강동준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사법원 유치를 두고 부산과 인천이 경쟁하고 있는데, 부산은 해양인재 육성·공급이 용이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기도 한다”며 “해양·해사산업에 대한 중요도와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인력양성 기관은 부족해 외부로 인재가 유출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천항에 입항한 선박 수에즈 커널호(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에 입항한 선박 수에즈 커널호(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해양대 설립 목소리 지금은 쏙 들어가

해양대학은 대형상선의 항해사·기관사 등 전문성을 갖춘 고급 선원과 해기사를 양성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아울러 해양법 관련 인재를 육성하고, ROTC를 운영해 장교를 배출할 수도 있다.

날로 늘어나는 해양 인재 수요를 위해서 인천해양대 설립은 필요하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에 막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의사·간호사 정원을 제한하는 것처럼 해양 전문인력 정원도 해양수산부가 제한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09년 송도·영종 국제도시에 인천해양대를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해양대·목포해양대를 포함한 부산·전남 지역이 반발하자 무산됐다. 기존 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과잉 중복투자라는 우려였다.

민선 6기 시절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018년 재선에 도전하며 국립 인천해양대 설립 공약을 내세웠으나, 낙선한 후 없던 일이 됐다.

과거 인천에도 해양 인재를 전문적으로 키우기 위한 해양대학이 있었다. 현재 부산에 있는 국립 한국해양대는 애초 1947년 인천에서 항해·기관·조선 등 3개과 100여명 학생 규모로 개교했다. 그러나 개교 2달 만에 ‘조선해양대’로 이름이 바뀌며 군산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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