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인천 경제의 현재와 미래] ② 대중국 수출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의 대 중국 주요 수출품 중 반도체 비율이 62.5%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품목 다양화를 위해 소비재 수출 증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8일 인천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인천상공회의소 1층 대강당에서 개최한 ‘펜데믹 이후 인천경제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이현태 인천대 중국학과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대중국 수출액과 수출의존도 그래프.(자료제공 인천상공회의소)
대중국 수출액과 수출의존도 그래프.(자료제공 인천상공회의소)

이날 세미나에 ▲ 김규수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심재선 상공회의소 회장 ▲오준병·심일순·박승욱 인하대 교수 ▲옥우석·이현태 인천대 교수 ▲이은경·김민우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김수한·윤세진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윤재호 인천시 반도체바이오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인천지역 점포 진입과 퇴출 ▲신중국 경제협력 환경 변화와 인천경제의 대응 ▲인천 반도체 사업 현황과 경쟁력 강화 방안 등 주제 3개로 나눠 진행됐다.

대중무역 관련 이미지.(사진 제공 인천상공회의소)
대중무역 관련 이미지.(사진 제공 인천상공회의소)

“2010년대부터 대중 무역수지 적자 지속 전망”

두 번째 주제 발표자 이현태 인천대 교수는 반도체가 없었다면 2010년 후반부터 대중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감소와 무역 적자가 뚜렷히 나타나면서 한국의 대 중국 경쟁력 저하 우려가 확산됐다”며 “올해 4월까지 대 중국 수출액은 29% 감소했고 수입액은 1.2% 증가해 100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적자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대 중국 무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2010년 후반 이후 대 중국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며 “사실 2010년대 후반부터 모든 기술군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되던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 중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율이 수입과 수출의 격차를 지탱하고 있었다며 반도체가 없었다면 진작 무역적자가 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대 중국 수출 중 중간재인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졌고, 특히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계속 높아졌다“며 “고위기술산업 분야를 따로 봤을 때 반도체 수출이 없었다면 무역적자가 이미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수준을 고위, 중고위, 중저위, 저위으로 나눠 봤을 때 2010년대는 중저위기술산업군을 제외한 모든 산업군에서 무역특화지수가 하락했다”며 “특히, 컴퓨터와 통신기기의 특화지수가 하락하면서 고위기술산업군 전체 경쟁력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 국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한국과 중국 국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 대중국 수출의존도 지난해 30% 넘어...다변화 필요”

인천대 이현태 교수는 인천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는 2000년도부터 지속해서 상승해서 지난해 3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인천의 대 중국 수출의존도가 대구, 충북, 경북에 이어 국내 광역단체 중에서 네 번째로 높다"며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 중에서 인천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기, 충남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 지역총생산 대비 대 중국 수출 비율은 충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며 “지역경제가 대 중국 수출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은 특히 중간재인 반도체 중심 수출 구조가 고착됐다”며 “인천은 중국 수출 시장 변화에 맞춰 소비재 수출 증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대표적인 소비재인 의류와 화장품 소비가 2021년 대비 올해 14% 성장했다”며 “최근 중국은 소비재 부문에서 수입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의존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대 중국 수출 품목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은 2015년 12월 발효돼 2022년 현재 8년차를 맞이했다”며 “한국의 대 중국 수출기업이 보다 FTA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도출하고, FTA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인천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지난 8일 코로나19 이후 인천경제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를 진행했다.
인천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지난 8일 코로나19 이후 인천경제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를 진행했다.

“중국 내수주도 성장전환 정책 추진...소비재 수출로 전환 의문”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민우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한국에서 만든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중국은 현재 내수시장과 공급망을 수직 통합하고 자급자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내수주도 성장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이 대 중국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을 활용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원산지 규정 확장과 협정국 간 원산지 기준을 통일하는 등 가치사슬 활성화로 신규시장 확대와 경제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CEP)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대한민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아세안 10개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으로 2022년 2월 1일 발효했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대 중국 무역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는 시사점이 크다고 본다”며 “문제는 대 중국 견제 진영에 있던 주요 국가가 다들 한발씩 뒷걸음치는 형국에서 어느덧 그 진영의 맨 앞에 서버린 한국의 처지이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패키징 업종이 특화된 인천은 향후 반도체 분야가 흔들리면 대 중국 수출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반도체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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