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구의원이’ 발언 이후 본회의 파탄
이재호 구청장,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명
연수구의회 “정당한 구의원의 권리 행사”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이재호(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이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라는 발언에 이어 '구의원과 돼지를 비교'하는 발언까지 해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비판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인천투데이>는 이재호 청장이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0일 <인천투데이>는 이 청장이 '구의원과 돼지를 비교'했다는 보도를 하고 해당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이 청장이 구의원을 향해 내뱉은 발언들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사진제공 연수구)
이재호 연수구청장.(사진제공 연수구)

‘감히 구의원이’ 발언 이후 본회의 파탄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연수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자신이 반영한 '연수구청 로비 LED 대형 모니터 교체' 예산을 삭감하려고 하자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청장은 지난 2일 송도국제도시도서관 기공식에서 연수구의원을 대상으로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라고 엄포를 놓아 구설수에 올랐다.

이어 지난 3일 제225회 연수구의회 예결위를 방문해 정회 중에 "선배 연수구의원으로서 지금 구의회의 행태가 부끄럽다"고 말하며 화를 내 구의원들과 구청장 간 고성이 오갔다.

또, 이후 4일 제255회 연수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국환(민주, 연수가) 연수구의원이 청학역 신설 관련 계획을 이재호 구청장에게 질의하자 이 구청장은 돌연 질문과 상관없는 추경 예산안 심사를 두고 '깜깜이 밀실 예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 청장과 같은 국민의힘 구의원을 비롯한 연수구의원 다수가 정회를 요청했다. 심지어 잇단 고성까지 오갔다. 결국 편용대(국힘 연수마) 연수구의회 의장이 정회를 선포해 본회의가 파탄났다.

이후 장현희(민주, 연수다) 연수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4일 본회의 정회 이후 다시 재개한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이재호 구청장이 예결위 고압적인 방문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이재호 구청장,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명

이에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9일 연수구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히 구의원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연수구의회 예결위의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라는 발언을 한 바 없다”며 “이런 말을 언론에 전한 구의원은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수구가 의회에 제출한 2023년 1차 추경예산안에서 ▲연수구청 내 LED 대형 모니터 예산 4억원 ▲직원 한마음 체육대회 예산 5500만원 ▲송도5동 주민센터 복합청사 건립 예산 5억원 등을 삭감한 연수구의회를 지적했다.

이 구청장은 “연수구의 충분한 필요성 설명에도 편성시기가 추경이라는 이유로 연수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예산을 삭감했다”며 “추경 예산은 본예산의 보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구의회는 LED 대형 모니터 설치는 추경예산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며 “연수구의회는 의회 환경 개선공사비 등 추경에 예산을 편성했으면서 왜 연수구 예산은 추경이라는 이름으로 삭감했는지 묻고싶다”고 덧붙였다.

인천 연수구의회. (사진제공 연수구의회)
인천 연수구의회. (사진제공 연수구의회)

연수구의회 “예산 삭감 구의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

이를 두고 10일 연수구의회에선 이재호 연수구청장의 해명과 비난에 반박하는 지적이 잇따랐다.

연수구의회 A의원 "분명히 이재호 청장이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라는 뉘앙스로 발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청장은 연수구 비상경영을 이유로 마을공동체 등 시민 직접 참여 사업의 경우 예산을 삭감했다"며 "시민의 직접 참여 예산은 삭감하면서 구청 내 LED 대형 모니터 예산을 편성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 예산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한 게 아니다"며 "삭감된 예산은 민생 예산에 비해 예산 필요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해서 삭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편용대(국힘, 연수마) 연수구의회 의장은 “예산안 심의·확정과 결산승인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예산을 삭감한 것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구의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예산안을 심의했다”며 “예산 삭감 결과는 주민들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연수구청장 구의원 돼지 비교발언 녹취록 이미지.
이재호 연수구청장 구의원 돼지 비교발언 녹취록 이미지.

이재호 청장, 구의원과 돼지를 비교해 구설수 ‘확산’

이후 <인천투데이>는 지난 10일 이 청장이 이번엔 구의원과 돼지를 비교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녹취록까지 등장해 파문이 컸다.

이 청장은 지난 4일 오후 3시 연수구 소상공인연합회장 취임식에서 “의원 10명을 모시고 갈래, 돼지 10마리를 끌고갈래라고 하면 돼지 10마리를 끌고 간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일 연수구의회를 보면 참 가관”이라며 “돼지 말고 의원이 돼라라고 외쳐주십시오”라고 발언해 또 구의회를 폄하했다.

이에 대해 이재호 구청장은 "정치인들 사이에 돼지 10마리를 몰고 가는 것보다 의원 10명과 소통하는 게 더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만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의원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비유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청장이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깎아'는 발언에 이어 구의원과 돼지를 비교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이 청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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