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유곤 시의원, 인천의료원 업무보고서 발언
정원대비 현원 적은 문제 두고 "폐쇄해야" 질책
인천 보건의료계 “분노와 참담함 금할 수 없다”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코로나19 재유행이 현실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원이 ‘인천의료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제280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김유곤(국민의힘, 서구3) 의원은 “인천의료원 정원표를 보면 현원이 턱 없이 모자라다. 이럴 바에 의료원을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유곤 인천시의원. (사진제공 인천시의회)
김유곤 인천시의원. (사진제공 인천시의회)

이날 김 의원은 인천의료원의 정원 대비 현원이 적은 것을 두고, 인천의료원과 인천의료원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보건의료계에선 공공의료 인력 수급은 인천의료원 한 곳이 책임질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며 코로나19 재유행을 앞둔 시국에 이 같은 발언은 망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인천의료원의 업무보고 문서를 두고 “업무보고가 아니라 소설이다. 비전문가도 쓸 수 있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의료원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 인천의료원 봉급 체계 자료를 받아보지 않아 모르지만 일반인보다 많이 수령 할 것으로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의료원은 지난 2년 동안 인천 코로나 입원환자의 약 80%를 감당했다. 인천 지역사회는 인천의료원이 없었다면 인천이 코로나 위기를 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의료원이 코로나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 하중은 의료진에게 집중됐고, 의료진 이탈 사태가 발생했다. 인천의료원 내 일부 의사들은 과도한 연봉을 요구하며 코로나 특수를 노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공의료 기피는 하루 이틀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보건의료계는 꾸준히 요구했다. 그나마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공공의료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천의료원의 경우도 그동안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처우 개선을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요구했지만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미뤄지기 일쑤였다. 인천 보건의료계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공의료포럼에 참여하는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입에서 ‘의료원 폐쇄’라는 단어가 나온 것에 대해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의료진 수급 대책의 몫은 의료원과 의료원장뿐 아니라 인천시장, 인천시의회가 공동으로 책임질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공공의료포럼의 의료진 수급을 위한 공약 요구에 가장 미온적으로 반응한 정당이 국민의힘이었다”고 한 뒤 “코로나는 공공의료와 인천의료원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인천의 공공의료를 후퇴시키려는 행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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