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률 꾸준 상승, 수능성적 중위권 수준
수능 표준점수 기준 특·광역시 7개 중 하위권
서열화·입시경쟁 조장 학력 논쟁 철폐 주장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인천 학생들의 입시결과를 토대로 한 학력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최계운 후보는 인천 학력 수준이 국내 최하위이며, 이는 도성훈 현 교육감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도성훈 후보는 인천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반박한다.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시교육감 후보. 도성훈(왼쪽) 최계운.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시교육감 후보. 도성훈(왼쪽) 최계운.

2021학년도 수능표준점수 국내 8위... 특·광역시 한해 하위권

엄밀히 따져서 2020년과 2021년 등 최근 입시결과를 토대로 한 인천의 학력 수준을 살펴보면 국내 광역시도 17개 중 최하위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성적 표준점수 분석 결과를 보면, 인천은 평균 96.0점으로 국내 지자체 17곳 중 8위를 기록해 중간 수준이다. 1~7위는 서울·제주·대구·부산·경기·울산·광주 순이었다.

2021학년도 수능 표준점수 분석 자료.(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1학년도 수능 표준점수 분석 자료.(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는 최하 수준이었던 지난 2011년 16위에서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또한 2021학년도 수능시험 중 국어·수학 과목 표준점수 평균만 보면 국어 95점으로 11위, 수학가 94.8점 8위, 수학나 98.1점 7위였다.

과목별 1·2등급 비율은 2011년 최하위였으나 꾸준히 상승해 2021학년도 10.2%로 17개 시·도 중 9위이며 중간 수준이었다. 1~8위는 서울·경기·대구·제주·부산·대전·울산·광주 순이었다.

과목별 8·9등급 비율도 중간 수준으로 하위권 성적이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2021학년도 수능 기준 10.0%로 8위였다. 1~7위는 제주·대구·서울·울산·부산·광주·경기 순이었다.

결국, 인천의 학력이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사실과 거리 먼 셈이다. 다만 2021학년도 인천 수능점수가 중위권인 만큼, 국내 특·광역시 7곳에 한해서만 보면 하위권으로 볼 수 있다. 인천의 학력이 꼴찌라고 주장하는 측은 이 점을 거론한다.

인천 주요대학 합격 현황(자료제공 인천시교육청)
인천 주요대학 합격 현황(자료제공 인천시교육청)

학령인구 감소에도 주요대학 합격률 지속 증가

하지만 인천 학생들의 대학입시 결과는 매년 나아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공개한 ‘2021학년도 인천 대학입시 결과 요약’ 자료를 보면,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도 국내 주요대학 합격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인천 졸업생 2만4577명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의·치·한의대, 경찰대, 육·해·공군사관학교 등 이른바 상위권 대학 합격자는 1479명(6.01%)이다. 2020년 1415명(5.11%) 대비 합격률이 0.9%포인트 증가했다. 2014년 졸업생 대비 합격률 2.34%(843명)과 비교하면 3.67%포인트 증가했다.

서울 소재 주요대학 10개(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합격자는 3014명(12.26%)로 2020년 2954명(10.67%) 대비 합격률이 1.59%포인트 증가했다. 2014년 합격률 5.58%(2005명)과 비교하면 6.68%포인트 증가했다.

<중앙일보> 평가 기준 주요대학 20개로 합격자로 범위를 늘려도 합격률은 크게 증가했다. 2021년 합격자는 5714명(23.25%)로 2020년 5588명(20.19%) 대비 3.06%포인트 늘었다. 2014년 졸업생 대비 합격률 12.50%(4489명)과 비교하면 10.75%포인트 늘었다.

“서열화·입시경쟁 부추기는 학력 논쟁 거둬야”

일각에선 인천교육감선거에서 학력 공방을 두고 대학입시 결과와 수능성적으로 학교와 학생 서열화와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만큼 논쟁을 거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학력이란 시험점수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 획득한 총체적인 지적 적응 능력을 말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연대는 또한 지난 3일 성명을 발표하며 “학생들을 시험 보는 기계로 전락시키는 구시대적 학력관을 철폐해야 한다. 학력은 몇 가지 시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미래교육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일수가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책임교육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은 “인천 학생들의 학력을 두고 공방을 펼치는 교육감 선거가 안타깝다. 교육의 성과가 학력 수준으로만 평가된다면, 교과목을 제외한 다른 교육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고, 이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 교육감 후보들이 차분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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