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화수화평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계획’ 승인
대책위 “배신행위” 반발... 조택상 부시장 사퇴 촉구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 내용을 담은 재개발정비사업을 19일 승인·고시했다.

시가 교회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딘체와 재개발조합 사이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재하겠다고 나선 지 하루만이다. 교회 존치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배신행위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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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였던 일꾼교회.(사진제공ㆍ서해문화)
과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였던 일꾼교회.(사진제공ㆍ서해문화)

시는 19일 동구 화평동 1-1번지 일원 18만㎡에 지하 3층~지상 29층 규모로 공동주택 3183가구를 짓는 ‘화수화평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 계획도 포함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1961년 미국 감리교회 조지 E. 오글 목사가 세웠다. 인천의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다. 1978년 동일방직 사건 당시 여성노동자들이 피신한 곳이자, 노동자 권리 보호와 민주화 운동에 중심적인 역할했다.

시는 지난달 23일 이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열고 교회 건물을 이전하고, 기존 자리에 기념표지석을 세우는 등의 방식을 교회 측과 협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1961년 설립된 인천산업선교회는 1978년 이른바 ‘동일방직 사건’때 여성노동자들이 피신하는 등 국내 산업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철거계획에 반발해 이 교회 4대 총무를 지낸 김정택 목사가 지난달 22일부터 28일째 단식 중이다.

김 목사의 단식 투쟁 호소에 인천의 시민·사회·종교단체 80개가 교회 보존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서명운동과 동조단식 등으로 시에 항의 중이다.

시는 교회 존치를 위한 반발이 거세자 지난 18일 “도시개발조합과 교회가 원만히 합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중재 약속 하루 만에 재개발사업 변경안을 고시했다. 이에 대책위는 배신행위라며 반발했다.

대책위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가치보다 재개발 가치를 우선해 재개발사업을 고시한 시와 박남춘 시장에게 분노한다”며 “박 시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조택상 시 정무부시장은 화수화평 재개발사업을 승인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이다. 동구청장을 지낸 그는 추후 해당 지역에 출마할지도 모르는 이해당사자”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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