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 기억사업’ 착수 보고회 개최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인천시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수렴해 1999년 중구 인현동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를 공공 기록으로 남긴다.

시는 19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인현동 화재 기억사업’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입구에 위치한 인현동 화재 참사 기념비 '기억의 싹'(사진출처 홍예문 문화연구소)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입구에 위치한 인현동 화재 참사 기념비 '기억의 싹'(사진출처 홍예문 문화연구소)

중구 인현동 화재 참사는 1999년 10월 30일 4층 상가 건물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56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부상당한 사고이다.

불이 나자 가게 주인은 ‘학생들이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갈까 봐’ 문을 걸어 잠갔다. 당시 호프집은 소방법 위반 등으로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학생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였지만 당시 언론은 이들을 ‘술 마시는 불량학생들’로 보도했고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외면 받으며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유가족 등은 인현동 화재가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적 참사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공적인 기록물을 만들어 달라고 주창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 홍예門문화연구소 등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 추모 기억물로 '기억의 싹'을 세우기도 했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 화재가 발생한 터에 추모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착수보고회는 신봉훈 시 소통협력관이 주재했다. 인현동 화재 유가족, 기억사업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시는 유가족, 부상자, 목격자, 청소년 등 인터뷰 대상자를 4월까지 모집하고 5월부터 청년 연구자를 중심으로 구술‧영상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구술‧영상 기록을 12월까지 책자와 영상물으로 발간하고 학교 도서관, 유튜브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신봉훈 시 소통협력관은 “인현동 화재사건을 재조명해 지역 구성원의 명예를 회복하고, 모든 시민의 기억으로 공유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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