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 간부 삭발·단식농성 12일째
산업은행에 은행장 면담 요청 공문 보내
창원물류 비정규직에 계약 해지 예고 통보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지엠이 제주부품센터에 이어 창원물류센터 폐쇄를 통보한 후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노조는 “매년 흑자경영 중인 물류·부품을 외주화해 많은 수익을 미국 본사로 빼돌리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와 사무지회는 7일 긴급공동성명서를 내고 “창원물류와 제주부품 일방 폐쇄는 2020년 임금단체협약 합의정신 위반이며, 황금 알을 낳는 물류부품 사업 축소는 철수를 위한 지엠 자본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와 사무지회 관계자들이 창원물류와 제주부품 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출처 정비부품지회)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와 사무지회 관계자들이 창원물류와 제주부품 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출처 정비부품지회)

한국지엠은 1년 전 창원물류와 제주부품 폐쇄를 노조에 통보했다. 이후 현장직과 사무직 조합원들이 투쟁을 벌였고, 노사는 2020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며 ‘노사는 현재 진행 중인 특별노사협의를 통해 창원 물류센터(PDC)와 제주 부품센터(Depot)에 대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사측이 임단협을 체결하고 얼마 되지 않아 창원물류와 제주부품 폐쇄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12일 특별노사협의를 이틀 앞두고 제주부품센터 폐쇄를 노조에 통보했고 17일에는 31일자로 제주부품센터 폐쇄를 통보했다.

ㆍ한국지엠, 제주 이어 창원물류 이달 31일 폐쇄 통보
ㆍ한국지엠 노조, “제주·창원물류 폐쇄 거부, 강력 투쟁”

물류와 부품 폐쇄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해고 위기로 이어졌다. 한국지엠의 창원물류 폐쇄 후 비정규직노동자 25명이 지난달 31일 하청업체로부터 ‘4월 30일자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예고 통보서를 받았다.

정부부품지회와 사무지회는 긴급공동성명서에서 “지엠 자본이 2019년 수도권 부품공급 거정이던 인천물류센터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는데, 당시 인천을 제외한 세종·창원 물류 창고를 운영하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런데 1년 만에 자신들의 주장을 손바닥 뒤집듯 손익과 효율화라며 외주화·폐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지엠 부품·물류는 연간 4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흑자 경영을 하는 탄탄한 사업장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에도 창원물류와 세종물류의 이원화된 공급체계로 고객들에게 안정적 공급을 할 수 있었는데 제주부품과 창원물류 폐쇄 후 세종물류만 운영할 경우 AS 부품 공급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수판매 하락을 비롯한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엠이 부품·물류를 완전히 외주화하고 더 많은 수익을 미국 본사로 빼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부품·물류 폐쇄에 맞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지엠을 단체협약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산업재해 은폐 등으로 고소·고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산업은행장에게 공문을 보내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노조는 ‘국민 혈세 8100억 원을 투입했고 2대 주주로서 경영 감시활동을 할 책무가 있어 역할을 다해야한다’는 의견을 전할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도 진행한다.

정비부품지회 황대금 대의원은 7일 현재 부평공장에서 12일 째 삭발·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부품지회는 8일부터 폐쇄 저지를 위한 전 간부 출근 선전정을 계획 중이다.

창원비정규직지회도 6일 한국지엠 약속 불이행 규탄과 해고자 복직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내수 판매량이 떨어져 규모에 맞는 물류 최적화가 필요하며창원물류와 제주부품의 세종부품물류센터로의 통폐합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계속 추진 중인 사안이라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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