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 자전거 이용과 자전거도로 현황

자전거 이용 증가로 자전거도로 필요성 커져
부평구ㆍ강화군 자전거도로 4년 전보다 감소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70% 이상 ‘사고위험’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인천 부평구와 강화군의 자전거도로가 4년 전보다 줄었다. 코로나19로 자전거 이용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인천에 자전거도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발표한 ‘2019 인천 사회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민 13.2%가 평소에 자전거를 이용한다. 이를 인구수로 환산하면 약 38만9400명(2020년 5월 기준 인천 인구 295만63명의 13.2%)이 평소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천의 공유자전거 이용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구와 남동구에서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는 코로나19로 ‘카카오 T 바이크’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자전거 대당 운행횟수가 지난해 3월보다 약 30.4% 증가했으며, 올해 4월에도 13.6%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택시나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고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오는 12월부터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되는 전동킥보드 이용량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자전거도로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 전동킥보드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는 21만4451명으로 1년 전 3만7294명의 6배가 됐다.

연수구의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연수구의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인천 일부 지역 자전거도로 오히려 감소

인천의 자전거도로 현황을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증가했으나 지역마다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구와 강화군은 오히려 자전거도로가 감소했다.

시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인천의 자전거도로 총 연장 길이는 1091.06km다. 군ㆍ구별로는 서구가 266.43km로 가장 길다. 이어 ▲중구 199.94km ▲연수구 181km ▲미추홀구 138.55km ▲남동구 130.8km ▲강화군 76km ▲부평구 46.79km ▲계양구 38.63km ▲옹진군 6.61km ▲동구 6.31km 순으로 길다.

인천의 자전거도로는 2015년 12월 기준 763.40km이었고, 4년가량이 지난 2019년 기준 327.66km가 추가로 설치됐다. 그러나 부평구는 2015년 48.04km에서 2019년 46.79km로 1.25km 줄었다. 강화군은 150.30km에서 76km로 반 토막이 났다.

동구ㆍ계양구ㆍ옹진군은 늘긴 했지만, 증설된 자전거도로가 10km 미만으로 5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자전거도로가 2015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중구로, 62.77km에서 137.17km를 증설해 199.94km가 됐다. ▲서구 178km→266.43km ▲연수구 149.82km→181km ▲남동구 118.24km→130.8km 순으로 많이 증설됐다.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유형.(출처ㆍ한국교통연구원 홈페이지)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유형.(출처ㆍ한국교통연구원 홈페이지)

대부분 자전거ㆍ보행자 겸용, 사고 위험도 높아

시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인천의 자전거도로는 총 1091.06km인데, 이중 자전거 전용도로는 272.48km, 자전거 전용차로는 5.87km에 불과하다. 나머지 812.71km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다.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 간 사고위험도가 높은데, 이 유형이 인천 자전거도로의 74.5%를 차지하고 있다.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중 분리형은 686.5km, 비분리형은 126.21km다. 분리형 겸용도로는 자전거와 보행자의 통행로가 구분돼있는 형태고, 비분리형 겸용도로는 통행로가 구분돼있지 않은 형태다. 비분리형은 사고위험도가 더 높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자전거 사고건수는 2017년 137건, 2018년 86건, 2019년 130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와 보행자가 부딪히는 사고는 2017년 33건, 2018년 24건, 2019년 30건으로, 2019년에는 이 사고유형에서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김종현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 대표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가 부딪힐 확률이 높아 안전상 문제가 많다”며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큰 사고가 났을 때 자전거는 자동차와 같이 분류돼 보행자와 부딪히면 자전거 운전자가 100% 과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에 자전거도로 시설은 아직 부족하며,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아져야 보행자와의 교통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아지고 이용이 더 활성화되면 인도턱과 인도위 거치물 등 이동에 불편한 시설들을 없앨 수 있고, 이동약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할 수 있다. 이동약자들이 안전한 도시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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