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초·중교 보건교사들 분실·파손 우려 ‘반발’
북부교육지원청, 반발에 대여 요청 취소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지역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예배를 강행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신도들의 발열 체크를 위해 일선 학교의 발열체크기를 빌려주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오전 인천 북부교육지원청(부평) 초, 중학교 교장 단체 메시지방에 올라온 발열체크기 대여 협조 관련 문자 내용. 시는 영상회의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적이 없고 아이디어로만 나온 내용이라고 해명했다.(독자제공)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평생교육건강과는 21일 오전 부평지역 초·중학교 교장이 속해 있는 단체 메시지방에 “인천시장과 구청 행정국장님 영상회의 결과, 주일 예배를 드리는 교회에 발열 체크에 필요한 발열 체크기를 오늘 중 임시 대여하고자 하니 각급 학교에서 오늘 수거가 가능하게 협조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이날 일부 학교의 교장은 발열체크기를 수거해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보건교사들은 당장 반발했다.

교육청이 공문 아닌 단체 메시지방에 학교 비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개학을 앞두고 현재 구하기 어려운 발열체크기가 분실되거나 파손될 시 많은 학생들의 발열 체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집담 감염 우려에도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를 위해 분실과 파손 위험을 무릅쓰고 학생들에게 쓰여져야 할 발열체크기를 대여해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북부교육지원청은 보건 교사 등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날 오후 발열체크기 대여 요청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 차원에서 발열체크기 대여를 요청한 사실이 없고, 북부교육지원청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 같다”며 “문제 제기가 있어 대여 요청은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교회쪽에 시장 명의의 서한문도 보내고 집회 자제 요청을 했음에도 계속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 오늘 오전 영상회의에서 교회의 발열 체크를 위해 학교의 발열체크기를 빌리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했다. 대여를 요청해보자거나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신도를 1000명 이상 보유한 인천의 대형 교회 중 18곳이 지난 15일 주말 현장 예배를 강행한데 이어 오는 22일에도 10여곳이 예배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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