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연구 다음달 시작, 최대 15개월 걸릴 듯
주민들, “여기는 재앙인데, 6개월 내 끝내달라”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인천시가 ‘거주 부적합’ 판결을 받은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주민 이주 방안 용역을 시작한 가운데, 주민들은 “용역기간 15개월은 너무 길다”라며 조속한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 서구 사월마을은 지난해 11월 환경부 조사 결과 수도권매립지에서 오는 비산먼지와 마을을 둘러싼 폐기물처리업체에서 나오는 쇳가루 등으로 인해 “사월마을의 70%가 주거지역으로 적합하지 않다”라는 결과를 받았다.

사월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15명이 폐암, 유방암 등에 걸렸고, 이 가운데 8명이 숨졌다. 이밖에도 사월마을 주민들은 갑상선 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 서구 사월마을이 지난해 11월 19일 환경부 주민건강영향 역학조사결과 ‘거주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이에 인천시는 2월 시와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주민대표 4자 협의체를 만들어 공식 출범하고, 3월부터 이주 대책 수립 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역 내용은 사월마을 주민 이주 용역 지원방안 등을 포함한 수도권 매립지 간접영향권 환경실태조사, 환경 개선 방안 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용역 조사 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 관계자는 “12개월에서 최장 15개월까지 걸리는 연구용역 기간은 너무 길다”며 “‘거주 부적합’이라는 환경부 판단이 있었는데도 시가 왜 처음부터 다시 용역을 시작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을 주민 97%가 이전에 찬성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최대한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날씨가 풀려 본격적으로 쇳가루와 먼지가 날아들기 전에 마을을 떠나고 싶다. 여기는 말그대로 재앙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사월마을에는 60여 가구 18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대책위는 시에 ▲연구용역을 6개월 이내로 끝마칠 것 ▲단 한명도 빠짐없이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15개월은 연구 용역 치고는 짧은 편”이라며 “사월마을의 현재 토지가치 등을 조사하고, 이주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용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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