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주최 토론회서 밝혀

8일 오후 열린 ‘청라 지시티 사업 추진을 위한 끝장 토론회’ 모습.

인천시가 청라 지시티(Global Smart City) 관련 토론회에서 “지시티 사업 시행자가 지식산업센터와 관련한 구체적인 안을 가져오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회장 배석희) 주최로 지난 8일 서구 청라동에서 열린 이 토론회엔 배석희 청라총연 회장, 허종식 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이용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라영종사업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지시티는 유정복 전 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이다. 2026년까지 청라 국제업무지구 내 부지 27만 8722㎡(8만 4313평)에 사업비 약 4조 722억원(외국인 직접투자 6000만 달러 포함)을 들여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시행주체인 제이케이(JK)미래(주)는 지식산업센터 건설과 함께 사업부지의 40%에 이르는 11만㎡에 생활형 숙박시설(8000실) 건설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아파트나 다름없는 대규모 숙박시설에 대한 우려와 구글ㆍ엘지(LG)의 직접 투자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고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반발한 청라주민들은 집단 민원과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와 경제청은 제이케이미래가 먼저 지식산업센터의 구체적 계획안을 가져오는 것이 선행돼야한다고 밝혔고, 청라총연은 조건부로 사업 허가를 내줘 일단 시작한 뒤 구체적 안을 마련하게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글과 엘지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견해가 달랐다. 시와 경제청은 구글과 엘지가 남양주 별내지구의 스마트네트워크 구축사업과 마찬가지로 지분 참여나 투자계획 없이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고, 청라총연은 기술 제공도 투자이며 사업이 시작되고 구글과 엘지의 투자를 조금씩 늘리면 된다고 했다.

허종식 부시장은 “구글과 엘지에 사업 참여 요청을 끊임없이 했는데 못하겠다고 해 아쉬운 상황이다”라며 “제이케이미래에 국제업무지구에 걸맞은 지식산업센터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안을 가져오라고 해도 답이 없다. 지식산업센터 계획 없이 생활형 숙박시설을 건설하게 하는 것은 시민의 안전과 생활여건을 책임져야할 공공기관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용 청장은 “구글에서 구글 스마트시티로 부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구글에 너무 환상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지식산업센터를 짓고 이곳에 3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들어오게 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벤처산업의 혁신지로 키우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범 본부장은 “생활형 숙박시설 8000실을 6500실까지 줄이는 방안까지 얘기됐지만, 지식산업센터에 근무하는 인력을 위한 시설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라며 “제이케이미래에 구체적 계획을 요청했으니 답이 오면 추후 일정을 주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배석희 회장은 “청라 주민들은 그동안 시와 경제청을 믿고 기다려왔는데 여러 차례 배신을 당해왔다”며 “지시티 논의도 2개월 동안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느낌이다. 주민들이 믿을 수 있게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계속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청라 주민들이 시의 지시티 추진 미흡과 폐기물 소각장 증설 문제를 두고 크게 반발하자, 이재현 서구청장과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서구갑위원장도 시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 이후 박남춘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지시티 사업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제이케이미래가 말로 하는 의지 표명이 아닌 법률적 효력을 갖는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는 것만 남았다. 청라 소각장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재검토를 지시했고,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협의하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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